제프 베이조스와 약혼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61)의 결혼식이 26일(현지시간) 사흘 일정으로 막을 올리면서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들썩이고 있다.
이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결혼식으로 인해 호텔과 식음료업체 등 현지 관광업체들과 당국은 막대한 재산을 자랑하는 억만장자의 결혼식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초호화 결혼식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베네치아를 '상품화'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처럼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가운데 주인공인 베이조스와 약혼녀 로런 25일 베네치아 운하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식에 앞서 환영 파티가 열린 26일까지 결혼식에 초청받은 유명인사 하객들이 요트나 전용기 편으로 속속 도착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현재까지 베네치아에서 포착된 유명 인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부부, 신부 산체스의 전 남자친구이자 미프로풋볼(NFL) 스타 출신인 토니 곤잘레스 부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모델 킴 카다시언, 배우 올랜도 블룸 등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가수 믹 재거와 케이티 페리,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도 참석할 전망이다.
첫날 환영 파티는 베네치아 칸나레조 구역의 마돈나델로르트 성당에서 열렸다. 27일 결혼식 본식은 베네치아의 산조르조마조레 섬에 위치한 산조르조마조레 성당에서 펼쳐진다. 결혼식 축가는 이탈리아 유명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아들인 마테오 보첼리가 부른다.
결혼식 직후엔 중세 선박 건조장으로 유명한 베네치아 동쪽 끝 카스텔로 지구의 아르세넬레 전시장에서 피로연이 이어진다. 당초 피로연은 베네치아 중심부의 웅장한 중세 건물 '스쿠올라 그란데 델라 미제리코르디아'에서 열 계획이었지만, 보안 우려 탓에 부득이하게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막대한 돈이 지출되는 베이조스의 결혼식이 베네치아를 '부자들의 놀이터'로 만든다고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No Space for Bezos'(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라는 구호로 뭉친 이들은 최근 시내 곳곳에 반대 포스터를 붙이고,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 주의 루카 자이아 주지사는 베이조스의 결혼식에 투입되는 비용을 최소 4000억 유로(약 624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관광업이 주요 수입원인 현지 숙박업체와 제과업체, 유리공예 업체, 이벤트 업체들은 억만장자의 결혼식이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의 돈벌이 기회로 반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결혼식을 둘러싼 역풍에 베이조스-산체스 커플은 베네치아를 지원하는 단체 3곳에 기부를 했다고 밝히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한편, 베이조스는 2019년 전 부인 스콧 맥킨지와 26년의 결혼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혼을 마치고 방송기자 출신인 산체스와 약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