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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아마존, 올해 자체 AI 칩 350만개 출하… 엔비디아 공급량 ‘절반’ 수준
‘전력 효율’ 강점으로 개발 봇물... “총 소유 비용 50%↓”
엔비디아 차세대 칩 뛰어넘는다… 메타, ‘괴물 칩’ 출시 목표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에서 공개된 구글의 7세대 TPU '아이언우드'./연합뉴스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장악해 온 엔비디아에 맞서 구글, 메타 등 빅테크들이 반격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 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내년에는 빅테크의 맞춤형 반도체(ASIC) 출하량이 엔비디아의 AI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은 ‘특정 용도용 집적회로’로, AI GPU의 다재다능함 대신 특정 AI 서비스에 성능을 집중시킨 반도체다. 필요한 연산에만 하드웨어를 최적화해 GPU 대비 전력 효율이 높고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ASIC 총 출하량, 내년엔 엔비디아 넘는다”
27일 일본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올해 구글의 자체 AI 칩 TPU 출하량은 150만~200만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ASIC 출하량은 140만~15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두 기업의 출하량만 합쳐도 엔비디아의 연간 AI GPU 공급량(500만~600만개 이상)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메타 등 다른 빅테크까지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내년에는 ASIC 총 출하량이 엔비디아 AI GPU를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AI 서버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ASIC 기반 서버 점유율은 아직 8~1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출하량이라는 ‘칩 개수’ 기준으로 보면, 시장 구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정서희

빅테크들이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는 건 ‘엔비디아 세금(Tax)’으로 불리는 높은 비용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크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한 행사에서 “사는 것보다 (성능이) 좋지 않은데 굳이 ASIC을 만들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자사 AI 칩의 우위를 강조했다. 하지만 빅테크는 장기적인 비용 효율성과 수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독자 칩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주목하는 가장 큰 장점은 ‘총소유비용(TCO)’ 절감 효과다. 업계는 ASIC이 동급 AI GPU보다 30~50%의 TCO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GPU 칩 구매 비용뿐 아니라 전력 소모를 포함한 운영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은 TPU가 엔비디아 GPU보다 전력 대비 성능이 최대 3배 높다고 전했다. 또 자체 설계한 칩을 활용하면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사 서비스 일정에 맞춰 안정적으로 칩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구글부터 메타까지... 빅테크 ‘AI 칩 전쟁’ 격화
자체 AI 칩 개발의 스타트를 끊은 곳은 구글이다. 구글은 2016년 자체 AI 전용 칩 TPU를 처음 공개하고 자사 서비스에 적용해 왔다. 현재는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 대부분이 ASIC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JP모건은 올해 글로벌 AI ASIC 시장 규모가 약 300억달러(약 4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며, 향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업계에서는 메타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메타는 올 4분기, 브로드컴이 설계한 차세대 고성능 ASIC 칩 ‘MTIA T-V1’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칩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GPU ‘루빈’을 능가하는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중반에는 칩 면적을 두 배로 늘린 ‘MTIA T-V1.5’를, 2027년에는 서버 한 대의 전력 소모량이 일반 가정 50가구분(170kW)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능을 내는 ‘MTIA T-V2′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메타의 야심 찬 계획에는 현실적인 과제도 따른다. 메타는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100만~150만개의 ASIC 출하를 목표로 하지만, 현재 확보 가능한 TSMC의 첨단 패키징(CoWoS) 생산량은 30만~40만개 수준에 그쳐 공급 병목 현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도 손을 놓고 있진 않다. 최근 독점 기술이던 ‘NV링크’ 프로토콜을 외부에 개방해, 타사 중앙처리장치(CPU)나 ASIC과 엔비디아 GPU를 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의 완전한 이탈을 막고,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 머물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소프트웨어 생태계 ‘쿠다(CUDA)’ 역시 빅테크들이 ASIC만으로는 단기간에 넘볼 수 없는 엔비디아만의 무기로 꼽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라는 틀에서 벗어나 각 서비스에 최적화된 맞춤형 칩 위에서 AI가 구동되면 소비자들은 더 빠르고 정교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AI 서비스 혁신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에서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는 건 AI 산업이 성숙해 가는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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