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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반대 주민부터 장애인·소상공인 등 각계각층 모여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출입구 옆에 온라인으로 국정기획위원회에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모두의 광장’ 누리집으로 연결되는 큐알코드가 그려진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최현수 기자

“민생이 요구한다, 배달앱 총 수수료 상한제를 국정과제로!”, “이재명 정부는 탈시설에 응답하라!”, “이재명 대통령은 기후대응댐 추진 폐기 공약을 이행하라!”….

지난 16일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과제를 수립할 국정기획위원회 출범 뒤 사무실이 들어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은 열흘 내내 세대·지역·직업·이념을 불문하고 각계각층에서 모인 시민들의 구호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밑그림을 그릴 국정기획위에 크고 작은 바람을 담은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의견 전달 유형도 다양하다. ‘호소 유형’(“우리 요구는 공약 이행 단 하나” 구호)부터 ‘자료 전달 유형’(42개 주거시민단체가 만든 주거·부동산 정책 ‘족집게 자료’ 제출), ‘시위 유형’(손팻말을 목에 걸고 릴레이 1인 시위 진행)까지 다채롭다.

26일 오전에도 어김없이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아침 10시 “지난 2일 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가 사망했고 지난 17일에는 학교 급식노동자의 손가락 절단 사고가 있었다. 더이상 ‘다음에’라는 말은 안 된다”며 비정규직 정규직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 직후 정보인권연구소·진보네트워크센터 등은 ‘인공지능(AI) 개발과 활용 시 개인정보보호 대책 마련’ 등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 정책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6대 정책을 제안서에 담아 국정기획위원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가 입주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온플법 제정 촉구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배달앱 총수수료 상한제 국정과제 반영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엔 하루에 3개의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리며 국정기획위 앞이 종일 북적였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온라인 플랫폼의 독점을 막고 배달앱 총 수수료 상한제를 국정과제에 반영해달라”며 호소했고, 장애인들은 “윤석열 정부에서 퇴행했던 ‘탈시설 권리’를 이제는 되찾을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아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는 한겨레에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탈시설 정책이 윤석열 정부에서 사라졌다. 다시 ‘국정과제’로 복구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국회나 대통령실이 아닌 국정기획위원회 앞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도,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간절한 마음에 국정기획위원회 앞을 떠나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중증장애인 50대 이미정씨는 휠체어에 탑승한 채 목에 ‘이제부터 진짜 장애등급제 폐지, 지금은 탈시설입니다’가 써진 손팻말을 걸고 지난 24일 국정기획위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도 전날부터 ‘12000원 팔아도 수수료 6000원,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국정과제에 반영하라’ 등이 써진 손팻말을 들고 점심마다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등이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탈시설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현수 기자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출입구 옆에 온라인으로 국정기획위원회에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모두의 광장’ 누리집으로 연결되는 큐알코드가 그려진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최현수 기자

고향 마을을 지키려고 전국 각지에서 서울 국정기획위로 올라온 이들도 있다. 충남 청양·경북 김천·전남 순천 등 주민들과 시민단체 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 24일 “우리나라도 강을 막고 콘크리트를 쌓는 방식이 아닌 습지를 복원하고 제방을 정비하는 등 자연의 흐름을 살리는 방법으로 홍수와 가뭄에 대응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신규 댐 추진 폐기 공약’을 이행해달라고 외쳤다.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은 이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기도, 국정기획위 입구에 놓인 ‘이재명 대통령에게 바란다’ 입간판의 큐알코드를 휴대전화로 촬영해가기도 했다. 이 큐알코드는 온라인으로 국정기획위원회에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누리집으로 연결된다.

국정기획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들은 많게는 수십 쪽에 달하는 ‘정책 제안서’, ‘국정과제 요구안’ 등을 저마다 서류봉투에 담아와 국정기획위원회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이후 또 다른 ‘간절한 요구’를 담아온 이들이 준비한 펼침막과 손팻말 등을 펼치며 다음 기자회견을 바삐 준비했다.

지난 24일 감천댐반대대책위원회, 순천옥천댐건설반대시민모임 등이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신규댐 추진 폐기 공약의 이행 촉구를 위한 주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현수 기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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