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노 슈가·제로 트렌드 못 따라가는 주스
젤리에 시장 뺏긴 껌
업계 “뒤집기 힘든 시대적 변화”

화무십일홍이다. 한때 식음료 회사를 먹여 살렸던 대표 상품이었지만 자리를 잃어가는 식품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주스와 껌이다. 식음료 회사들은 이들 제품의 생산 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반전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중에 출시된 다양한 종류의 과채음료(주스)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27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2024년 기준 과채음료(주스) 시장 매출 규모는 5년 전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기준 과채음료 소매점 연간 매출 총액은 6438억원이었는데, 2024년엔 5689억원으로 감소했다. 해외 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3월 오렌지 주스 브랜드 ‘트로피카나’가 현재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서다.

이는 설탕을 사용하지 않거나 설탕 함량을 줄인 제품을 선호하는 ‘노 슈가(No Sugar)’·‘제로 슈가(Zero Sugar)’ 트렌드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여파다. 예컨대 시중에서 판매하는 오렌지 주스는 실상은 설탕 주스일 것이란 인식이 사람들에게 박혀버린 탓이다. 건강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액상차 시장으로 이동했다. 액상차 소매점 매출 총액은 2020년 3001억원에서 2024년 3498억원으로 14% 증가했다.

식품업계에선 주스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생산 자체를 줄이고 있다. 국내 과일주스 시장을 주도하는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주스 생산을 위해 구비한 6000톤 규모의 음료 탱크를 매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주스 시장 전망을 비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일단 ‘제로’ 간판을 달 수가 없다. 과일 주스라는 특성상 당 성분을 줄일 수 없어서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단맛으로만 따지면 탄산음료 시장도 성장을 멈춰야 하는데, 탄산음료는 대체당을 넣고 ‘제로’ 간판을 달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주스는 태생적으로 제로 간판을 달 수 없어 트렌드에 올라탈 수 없다”고 했다.

주스가 마시고 싶으면 진짜 과일을 찾는 사람들이 늘기도 했다. 가정마다 블렌딩 기계 하나쯤은 있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주스 한 병을 집에 두는 것이 중산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이젠 주스보단 생과일을 매일 착즙해 마시는 것에 훨씬 더 의미를 두는 시대”라면서 “주스 선호를 다시 되살리긴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롯데자일리톨껌. /롯데웰푸드 제공

주스처럼 수요가 줄어든 식료품 중 하나는 껌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한국 껌시장 규모가 1000억원대 수준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3년과 비교하면 약 20년 새 시장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주요 유통 채널인 편의점 매출 추이를 봐도 그렇다. 편의점 GS25 기준으로 젤리·캔디·껌 부문에서 껌의 판매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2019년 말 기준 판매 비중은 20%였는데 2022년 말엔 11% 수준으로 줄었다.

껌 매출 감소는 세계적인 추세다. 일본 식품 회사 ‘메이지’는 매출 감소에 따라 껌 ‘키시릿슈’와 ‘쁘띠껌’의 판매를 종료했다. 메이지의 2022년 껌 매출은 20억엔(약 180억원)으로 2007년 매출 260억엔(약 2347억원) 대비 92% 감소했다.

이는 주 소비층 자체가 소멸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당 섭취를 줄여야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굳이 껌을 찾아 씹는 청장년층이 줄었다. 이들은 단백질 바 같은 대체 스낵 등을 소비하는 쪽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

유아·어린이는 껌 대신 젤리 소비로 쏠리고 있다. 어린이날이나 생일파티 등 어린이집 행사 답례품 구성에 소용량 포장 젤리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원가에서도 소용량 젤리를 대량 구비해두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위한 일종의 ‘성과 보상용 선물’로 적합하다고 봐서다.

업계 관계자는 “시대적인 흐름이 지난 것”이라며 “매출 증대를 위한 마케팅에 힘쓰기보다는 다른 식품으로 중심추를 옮겨가는 편이 전략적으로 맞는다”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998 대통령실 "보고 없었다, 우리 대책 아냐"… 고강도 부동산 대책 거리두기 랭크뉴스 2025.06.27
52997 대통령실 “대출 규제, 보고없었다…대통령실 대책 아냐” 랭크뉴스 2025.06.27
52996 [속보] 국회 법사위원장 이춘석…예결위 한병도·운영위 김병기 랭크뉴스 2025.06.27
52995 [속보] 내란 특검 “尹, 내일 고검 현관으로 출석해야… 지하 주차장 차단” 랭크뉴스 2025.06.27
52994 [속보] 내란 특검 “尹 지하 주자창 앞 대기…출석으로 불인정” 랭크뉴스 2025.06.27
52993 [속보] 내란 특검 "윤 전 대통령 지하주차장 출입, 출석으로 안 본다" 랭크뉴스 2025.06.27
52992 서울 교대역 인근 도시가스 누출로 2명 경상…지하철 무정차 해제 랭크뉴스 2025.06.27
52991 [속보] 국회, 여당 주도로 법사·예결위원장 등 선출…국민의힘 불참 랭크뉴스 2025.06.27
52990 "자존감 바닥 쳤다" 120kg 나가던 女, 수술 후 달라진 삶 [메디컬 인사이드] 랭크뉴스 2025.06.27
52989 [속보] 내란특검 “고검 지하주차장 모두 차단…윤, 현관 출입해야” 랭크뉴스 2025.06.27
52988 ‘오징어 게임’이 다시 온다... K콘텐츠 열풍에 해외서 유행 이어가는 韓 음식·문화 랭크뉴스 2025.06.27
52987 대통령실, 대출규제 발표에 "대통령실 대책아냐…지켜보고 있다" 랭크뉴스 2025.06.27
52986 [속보]내란 특검팀 “윤석열 본인 동의 하에 심야 조사 가능할 것” 랭크뉴스 2025.06.27
52985 [속보] 내란특검 "고검 지하주차장은 다 차단…尹, 현관 출입해야" 랭크뉴스 2025.06.27
52984 [속보] 與, 국힘 불참 속 상임위원장 선출…예결 한병도·법사 이춘석·문체 김교흥 랭크뉴스 2025.06.27
52983 "이란 폭격 후 최측근 도약"…美 합참의장은 어떻게 트럼프 눈에 들었나 [글로벌 왓] 랭크뉴스 2025.06.27
52982 '가스누출' 교대역 4시간30분 만에 통제 해제…지하철 정상 운행 랭크뉴스 2025.06.27
52981 [속보] 국회 법사위원장에 이춘석… 운영위 김병기·예결위 한병도 선출 랭크뉴스 2025.06.27
52980 김민석 총리 임명 ‘찬성’ 53.4%, 반대 ‘40.4%’ [리얼미터] 랭크뉴스 2025.06.27
52979 몇시간 뒤 비행기 타는데…인천공항서 추락 사망한 외국인, 뭔일 랭크뉴스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