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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6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김상환(59·사법연수원 20기) 전 대법관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오영준(56·23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함에 따라 향후 헌재는 다소 진보로 기운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여당 중심으로 추진되는 법률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 등 각종 헌법 심판 결과가 진보 진영에 유리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박경민 기자
헌재소장으로 지명된 김 후보자는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서 진보 법관으로 평가된다. 2018년 10월 김명수 대법원장 제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대법관으로 임명하려 할 당시 야권으로부터 “전형적인 코드 인사”(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로 지적받았으나 다수 의석인 더불어민주당의 찬성으로 임명됐다. 2021년 5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장으로 지명하면서 코드 인사가 재차 논란이 되자 스스로 국제인권법연구회를 탈퇴한 후 처장을 맡았다. 이후 2024년 1월까지 약 2년8개월간 처장으로 재직한 뒤 지난해 12월 27일 임기 6년을 마치고 퇴임했다.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 “헌재의 길에 동참할 기회가 주어져 큰 영예”라며 “청문 과정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신재민 기자
오영준 후보자는 법원 내에서 중도로 분류되는데, 과거 국제인권법연구회 전신 격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한 적 있다. 배우자인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도 우리법연구회 소속이었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도 두 차례 대법관 후보군으로 오를 만큼 성향이 한쪽으로 쏠리진 않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을 지내는 등 정통 엘리트 법관 코스를 밟았다.

신재민 기자
두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헌재는 지난해 10월 후 8개월 만에 사실상 재판관 9인 체제를 완성한다. 현 7인 재판관은 지명 주체 등에 따라 진보 2(정계선·마은혁), 중도 3(김형두·정정미·김복형), 보수 2(정형식·조한창)로 분류돼 왔다. 여기에 각각 진보·중도로 평가받는 김·오 후보자가 합류하면 헌재는 진보 3, 중도 4, 보수 2로 재편, 균형추가 진보 쪽으로 옮겨간다.

법조계에선 중도로 분류되는 4인 중 정정미 재판관과 오 후보자는 경우에 따라 진보 성향의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본다. 큰 틀에서 진보 성향 재판관이 5명이 되는 셈이기 때문에 위헌 정족수 6명이 필요할 경우 1명의 재판관만 더 설득하면 된다. 헌법연구관 출신 변호사는 “사회 갈등 이슈나 정치적 사안에서 헌재가 보다 전향적인 방향으로 기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 후보자의 대표적인 판례는 서울고법에 재직 중이던 2015년 2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국정원법 위반 사건 항소심 재판이다. 김 후보자는 2012년 대선 기간 국정원이 실행한 댓글 활동이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고 집행유예였던 1심 판결을 파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같은 해 9월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받은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에게 벌금 250만원 선고유예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헌재의 진보색은 이 대통령 임기 내에 더 짙어질 전망이다. 이 기간에 퇴임하는 재판관이 김형두(2029년 3월)·정정미(2029년 4월)·정형식(2029년 12월)인데 모두 중도 내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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