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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ㅌㅂ] ‘구독자 125만명 유튜버’ 김지윤 박사
매일 25억명 넘는 사람이 찾는 유튜브엔 매일 수많은 채널이 만들어집니다.
많은 한국인은 오늘도 유튜브에 접속해 정보를 얻고 음악을 듣고 뉴스를 보고 위안을 받습니다. '유튜버'와 '인터뷰'의 첫 자음을 딴 'ㅇㅌㅂ'은 이렇듯 많은 이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유튜버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김지윤 박사. 김 박사는 유튜브 채널 '김지윤의 지식Play'가 해외 저명 인사가 찾는 공간이 된 이유에 대해 "고급화 전략이 통했고, 한국 위상이 높아진 덕"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독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진실에 가까운 정보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쉽게 정리해 들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한형 기자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정계와 경제계, 학계의 주요 빅샷(주요 인물)들이 앞다퉈 그녀를 찾는다. 토니 블링컨 전 미국 국무부 장관, 허버트 맥마스터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고노 다로 전 일본 외무상,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매사세츠공대(MIT) 교수 등등.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유명인들이 '먼저' 인터뷰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구독자 125만명을 거느린 유튜버 김지윤(53) 박사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김 박사는 명사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를 묻는 말에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덕"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둔 뒤 '월 100만원만 벌자'는 생각으로 발을 들인 유튜브가 소위 대박을 터뜨린 과정, 전 세계 거물급 인사들이 찾는 채널로 자리매김한 비법 등을 들려주었다. 다음은 김 박사와 나눈 일문일답.

-한국 위상이 제고됐기 때문이란 설명만으로는 부족한데.

“고급화 전략이 통한 것 같다. 유튜브를 시작할 때 모토가 ‘고급스러운 채널을 만들어 해외 유명 인사가 한국 국민과 만나고 싶을 때 딱 떠오르는 소통 수단이 돼보자’였다. 촬영 스튜디오에서부터 화면 색감 등 편집 방향까지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4년 전 사이먼 스미스 당시 주한 영국대사 인터뷰가 유력 인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 주한영국대사관 내부와 스미스 대사가 피아노 치는 모습 등이 영상으로 아름답게 표현됐다. 기자가 아니라서 인터뷰이를 곤란하게 만드는 질문을 상대적으로 ‘덜’ 한다는 점도 주효하지 않을까 싶다(웃음).”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는 누구인가.

“맥마스터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이다. 맥마스터를 인터뷰한 날짜가 2022년 2월 23일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하루 전이다.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러시아군이 이미 배치됐었는데, 전면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그런데 맥마스터는 아니었다. ‘분명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면전이 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만 어떻게 하려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우크라이나 전체를 차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단호히 답했다. 반신반의했는데 인터뷰 다음 날 정말 전쟁이 났다. 소름이 쫙 돋았다. ‘전장을 누벼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촉이라는 게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굉장히 겸손해졌다.”

-향후 5년 이내 유튜브 채널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스즈키 이치로를 만나보고 싶다. 분야를 불문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무언가 다른 게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치로는 독한 루틴의 대명사로 유명한데, 이에 대해 꼭 묻고 싶다. 야구 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취향도 반영됐다고 생각해달라(웃음).”

-영상 한 편을 제작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

“나를 포함해 총 4명이 작업을 하는데, 이슈마다 다르지만 통상 일주일 정도 걸리는 듯하다. 블링컨 전 장관이나 샌델 교수는 영어 번역도 감수해야 하니 열흘가량 걸렸다. 최근엔 ‘영어 자막을 달아 달라’는 외국 구독자들의 요청이 이어져 자막 작업도 한다. 시간과 정성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 다작(多作)을 해야 수익으로 연결되는데, 상황이 이러다 보니 구독자 수 대비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한다(웃음). 그럼에도 보람과 사명감을 느낀다. 맥마스터나 블링컨이 한국 국민만을 상대로 15~20분 이상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책 소개 코너도 있는데,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에드 콘웨이의 ‘물질의 세계’, 오구마 에이지의 ‘민주와 애국’, 로버트 팩스턴의 ‘파시즘’을 권하고 싶다.”

-아산정책연구원을 떠나 유튜버가 된 계기를 말해달라.

“유튜버가 되려고 연구원을 떠난 건 아니다. 연구원을 다니면서 방송 활동을 몇 번 했는데, 언젠가부터 회사와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에 ‘무언가를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겹치면서 퇴사를 결정했다. 이후 출연 중이던 TV·라디오 프로그램을 하차하게 되면서 ‘뭘로 먹고 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한 후배가 유튜브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코로나19 팬더믹 사태로 유튜브가 주목받기 시작한 때였다.”

-5년이 채 안 돼 구독자 125만명을 넘겼다. 이렇게 잘 될 줄 알았나.

“전혀 몰랐다. ‘실버버튼’(구독자 10만명)만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국제 뉴스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게 주효했던 것 아닌가 싶다. 국내 언론 환경 특성상 글로벌 이슈를 긴 시간을 들여 깊이 있게 취재하긴 어렵지 않나. 스트레이트 기사가 충족시켜주지 못한 부분을 전달한 게 통한 것 같다.”

-선화예중에선 성악을, 연세대에선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계획을 세워서 사는 스타일이 아니다. 성악도 언니가 하길래 따라 했다. 그래도 그땐 노래를 제법 잘했는데, MBC ‘복면가왕’에선 생각한 것보다 못 해서 울었다. 정외과는 문학과 숫자에 큰 관심이 없어서 갔다. 남학생 비율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했지만(웃음).”

-여러 분야에 재주가 많은 것 같다.

“노력형 인간이다. 수백 번 반복해 연습한 후 인터뷰를 진행한다. 뭐든지 조금 더 잘하고, 성공하고 싶다면 노력해야 한다.”

-저서 ‘내 권리는 희생하고 싶지 않습니다’에서 스스로를 ‘비주류’라고 평가했는데.

“늘 긴장하고 불안해하며 산다. 항상 ‘다음은 뭐지’라는 생각을 한다. 주류에 속해 있다면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비주류라서 슬프지도 않고, 주류에 진입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미국통’으로서 동아시아 전략 관련, 트럼프 1기와 2기의 차이점을 말해 달라.

“1기 때와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인적자원 등 준비가 굉장히 잘 된 상태에서 출범했다. 1기 당시 대중국 전략은 관세 문제 등 경제적인 쪽에 집중됐었다. 반면 2기는 이에 더해 ‘서태평양에서 올라오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던지고 있다. 미군이 어떤 식으로 배치될지 조금 더 볼 필요가 있다. 한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1기 땐 ‘미군 주둔비용 더 늘려라’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은 더 이상 할 생각하지 말라고 대놓고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트럼프 2기는 강대국이 가진 힘을 충분히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란 전쟁에도 무력 개입하면서 휴전을 이끌어내지 않았나.”

-북·미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러·우 전쟁에 이어 이란과 이스라엘 무력 충돌 사태까지 터지면서 북한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다만 집권 1기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례 만나며 받았던 스포트라이트를 트럼프 대통령은 잊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구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감사할 뿐이다. 진실에 가까운 정보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채 쉽게 정리해 들려드리겠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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