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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 전공의 전용공간. 뉴스1
전문의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대한의학회가 일부 미복귀 전공의들이 요구한 '내년 8월 추가 전문의 시험'에 대해 "정례화는 어렵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에 한해 한시적으로 한 번 정도는 검토할 수 있지만, 제도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학회는 전날(25일)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전문과목학회 대표자회의를 열고 일부 전공의들의 복귀 요구사항 중 하나인 '내년 8월 추가 전문의 시험' 실시 여부를 논의했다. 회의에는 전체 26개 전문과목학회 가운데 24곳이 참석했다.

8월 시험 요구는 복귀를 희망하는 사직 전공의 200여명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논의돼 서울시의사회 등에 전달됐다. 이들은 "새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우리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며 복귀 조건 중 하나로 전문의 시험 일정 조정을 요구했다. 전공의는 인턴 1년을 마치고 진료 과를 정해 레지던트 3~4년의 수련을 거친 뒤 전문의 시험에 응시한다.

이들이 문제 삼는 것은 수련 마지막 연차인 전공의(레지던트 3~4년 차)가 하반기 정기 모집을 통해 오는 9월 수련을 재개하더라도 내년 2월 예정된 전문의 시험에 응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수련 공백이 3개월을 넘으면 시험 응시 자격이 제한된다. 이런 이유로 연세대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9일 전공의 복귀를 위해 전문의 자격시험을 연 2회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의 시험은 연 1회로 매년 2월에 치러진다.

하지만 다수 학회는 3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추가 시험 실시는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전문의 시험을 한 차례 시행하는 데만 약 예산 40억원이 들고, 출제와 감독을 맡을 교수 인력도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특히 9월에 의대생과 전공의의 대규모 복귀가 있다면 이들이 전문의 자격을 따는 향후 10여년간은 매년 8월 시험을 추가로 치러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내년 1회 정도는 전문의 배출 급감 등을 고려해 추가로 꾸역꾸역 실시할 수 있을지 모르나 연례화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한의학회 등 의료계는 전문의 수급 공백을 우려해 지난 5월 전공의 추가 모집을 정부에 요청했다. 정부는 특혜 논란 속에서도 이를 받아들였고, 당시 모집 인원 중 1만4456명 중 860명이 합격해 약 5.9%가 복귀했다. 빅5병원의 한 교수는 "몇번의 추가 기회를 줬는데 이제 와서 추가 시험까지 요구하는게 국민들 입장에서 납득이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지금 조건을 내세울 때가 아니다. 일단 돌아와서 진정성을 보인 다음에 같이 향후 계획을 논의해야한다"라고 지적했다.

병원 현장에선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복귀한 한 전공의는 "당시 모집 때 전문의 시험 응시 기회는 이번에만 주어진다고 안내받았기 때문에 불이익을 감수하고 복귀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빅5' 병원 중 한 병원은 기존 전공의 자리를 비워뒀으나 최근 새 전공의를 받겠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 병원 한 교수는 "규정 외 시험 기회를 또 준다면 이미 복귀한 전공의들과 갈등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의 추가 시험 등과 같은 특례 조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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