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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차우형 기자입니다.

이곳 청도 소싸움 경기장에는 주말마다 싸움소끼리 힘을 겨루게 하는 소싸움 경기가 열립니다.

동물보호법에는 오락을 이유로 동물을 다치게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소싸움 경기는 민속경기라는 이유로 예외로 인정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동물 학대라는 비판도 많습니다.

경기장 안으로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소 두 마리가 코뚜레에 연결된 줄에 이끌려 경기장에 입장합니다.

코뚜레를 잡아당겨 소끼리 싸움을 붙이자, 소들이 서로를 들이받기 시작했습니다.

뿔끼리 부딪히며 피가 나는데도 싸움이 끝나지 않습니다.

5분이 지나자 한 마리가 달아나고 경기가 마무리됩니다.

혀를 내민 채 헐떡이는 소는 그제서야 퇴장할 수 있습니다.

[소싸움 관객]
"소가 좀 다치니까 약간 좀 폭력적인 거 같아서 (애들이) 좀 더 크면 보러와야 할 거 같아요."

경북 청도에서는 지난 2011년 상설 경기장이 문을 열었습니다.

주말마다 소싸움이 반복되면서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학대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머리 전체가 피범벅이 되고, 눈이 뿔에 찔리기도 하고, 몸통 곳곳이 상처로 뒤덮이기 일쑤입니다.

[김도희/동물해방물결 활동가]
"자연스러운 싸움이라고 할 수가 없고,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입하고 통제해서 만들어낸 싸움이다…"

학대는 훈련부터 경기까지 소싸움 전 과정에서 목격된다는 게 동물보호단체 주장입니다.

동물보호단체가 촬영한 영상입니다.

한 농가에서 경기가 없는 날 소한테 폐타이어를 끌게 하고 채찍질을 가합니다.

동물보호법 위반입니다.

왜 그랬는지 직접 물었더니 소 주인은 그런 적 없다고 잡아뗐습니다.

[싸움소 주인]
"우리는 그런 거 한 적도 없고 그것도 없으니까. 우리는 할 말도 없고…"

소들은 트럭에 실려 경기장으로 이동합니다.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도록 가림막을 쳐야 한다는 동물보호법 규정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경기 전까지 머무는 공간인 계류장 환경도 열악합니다.

코뚜레에 연결된 줄이 기둥에 단단히 묶인 채 24시간 이상 대기합니다.

한자리를 맴돌거나, 바닥을 핥고, 밤새 잠들지 못하는 소가 적지 않습니다.

[장희지/동물해방물결 활동가]
"소들이 기본적인 보행이나 자유로운 움직임이 제한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을 것…"

동물보호단체가 경북 청도 등 4개 지역에서 최근 넉 달간 열린 소싸움을 조사했더니 소가 싸움을 회피한 건 40%를 넘었고, 60% 이상의 경기에서 외상과 출혈이 나타났습니다.

[김민서/대학생]
"누군가의 고통 위에 세워진 전통은 지킬 가치조차 없습니다. 싸우기 위해 태어난 존재는 없습니다. 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동물보호법은 도박과 오락 등을 위해 동물을 다치게 하는 행위는 금지합니다.

투견과 투계가 불법인 이유입니다.

하지만 소싸움은 민속경기라 예외입니다.

2002년 만들어진 '전통 소싸움 법'에 따라 법적인 보호도 받습니다.

소싸움 운영을 전담하는 청도공영공사 측은 지난해 경기장 방문객이 39만 명에 육박한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학대 논란과 관련해서는 "강제로 싸움을 붙이는 게 절대 아니"고, "뿔을 뭉툭하게 만드는 등 자정과 개선 노력도 하고 있다"면서 "소싸움은 계승할 가치가 있는 전통문화"라고 했습니다.

<바로간다>, 차우형입니다.

영상취재: 임지환, 황주연 / 영상편집: 조민서 / 영상제공: 동물해방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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