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수와 악수로 맞아... 첫 악수는 박찬대
권성동 전 원내대표와도 악수 하며 '어깨 툭' 치기도
대화 나눈 야당 의원들 "총리 후보자 철회" 요청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마친 뒤 진종오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여당의 뜨거운 환대와 야당의 절제된 예우 속에 대통령으로서 첫 시정연설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약 20분간 정부의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하면서 예산안 '증액 요구'도 환영한다고 말하는 등 야당을 수차례 언급했다. 야당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개별적으로 요구하면서도 이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기립해 박수를 치거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오전 10시 이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파랑과 빨강이 섞인 넥타이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이어 가장 먼저 박찬대, 추미애,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출입문에서 단상까지 이어진 통로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2열로 도열해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까지 청문회를 치른 김민석 후보자와도 가볍게 악수를 나눴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이 대통령의 입장을 지켜봤다.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에는 11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지만 이 때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차분하게 연설을 듣는 모습이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연설 도중 “(제가) 국민의힘 여러분은 반응이 없으시냐고 말하면 쑥스러우니까…” 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경제’를 24번, ‘국민’ 15번, ‘예산’ 14번, ‘성장’ 12번을 언급하며 추경안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야당을 향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야당 의원님들께서도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거나, 삭감에 주력하시겠지만, 추가할 게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의견을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시정 연설을 마친 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 자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먼저 진종오 의원과 악수를 한 뒤 박준태, 한지아, 강명구 의원 순으로 이어갔다. 임종득 유용원 의원과는 악수 뿐 아니라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대학 동문이지만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에 날 선 비판을 쏟았던 권성동 의원과는 짧은 대화를 나눈 뒤 활짝 웃으며 어깨를 툭 치기도 했다. 권 의원과 임 의원 등 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던 의원들은 기자들과 만나 “김민석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달라”고 말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김현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