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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20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이런 '불장'에 뛰어든 이들은 누구일까. KBS는 강남구와 마포구, 노원구 3개 구의 각각 대표 아파트를 1곳씩 정해 매수자의 특징을 들여다봤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 등기가 완료된 아파트 106건의 목록을 확보해 이들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재건축 단지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총 4,424세대의 대단지로 1979년에 지어졌습니다.

2020년 서울시가 투기 방지 목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고, 이 조치는 매년 연장돼 왔습니다. 올해에도 역시 서울시는 1년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강남 지역 아파트값은 이런 규제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치솟는 중입니다.

취재진은 은마아파트의 올해 1~4월 소유권이 변동된 33건의 등기부등본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 3분의 1은 증여·상속..."세대 교체 통해 자산 증식"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전체 33건 가운데 10건이 증여나 상속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거래라는 점입니다.

올 4월 기준 서울아파트 거래 10,555건 가운데 증여는 508건(4.8%)이었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훨씬 높은 비율입니다.

이런 경향 때문인지 아예 대출이 없는 거래도 상당수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33건 가운데 10건은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이 설정된 기록이 없었는데 이 중 7건은 증여나 상속이었습니다.

최근 신고가 랠리 속에 은마아파트도 전용면적 84㎡,국민 평형도 37억을 훌쩍 넘겨 거래됐습니다. 평당 1억은 이미 넘어섰습니다.

그럼 이 아파트를 살때 대출은 얼마나 받았나 들여다봤습니다. 대출이 있는 거래 23건의 경우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이 평균 41.4%로 나타났습니다. 채권최고액은 통상 대출금의 110~120%로 설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대출금 비율은 그보다 훨씬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은마아파트는 투기과열지구이자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습니다. LTV(주택담보인정비율)과 DTI(총부채상환비율)가 모두 최대 40%까지만 가능합니다. 이런 경향으로 다른 지역보다 대출 비율이 낮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 전체 33건 중 24건은 명의자가 2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3명 이상인 경우도 6건이었는데 모두 증여나 상속이었습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은마아파트는 장기 보유한 분들이 많은 단지로 미래 가치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곳"이라며 "증여를 통해 자산에 대한 세대교체를 하면서 자산 증식을 이어가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동명의자를 포함하면 거래한 사람은 모두 64명입니다. 연령대별로 분석했더니, 40대가 31명(48.4%)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30대가 12명(18.8%), 50대 11명(17.2%) 순이었습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48.4세로 집계됐습니다.

김은선 빅데이터랩장은 "가격대가 높은 곳이다 보니 초기 자산이 많지 않은 초년생들보다는 꾸준하게 자산이 있고, 갚아나갈 여력이 있는 연령대에서 구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전체 70%는 강남 사람들... "지방 사람 0명..그들만의 리그"


이들 소유주의 주소는 강남 3구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33건 중 26건이 강남·송파·서초구로 강남 3구였는데 이외 서울 지역 4건, 경기 3건, 지방 소유주 거래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증여나 상속을 제외한 거래 23건으로 좁혀 보더라도 7건을 제외한 16건은 모두 강남 3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은마아파트 매수자를 보면 통상 과거에는 20% 정도는 지방 사람이었는데 이번 분석에서는 단 한 명도 없는 점이 놀랍다"며 "이제 진짜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는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 은마아파트 4달 새 7억 원 넘게 올라...'재건축 기대감'

서울 재건축의 상징으로 불리는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논의가 처음 시작된 건 무려 20년도 훨씬 지난 1996년 무렵입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이어진 주민 갈등으로 2023년 9월에야 조합을 설립했습니다.

답보 상태였던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이 최근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합은 지상 최고 49층, 5,962가구를 짓는다는 정비계획 변경안을 확정해 제출한 상태로 올해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계획입니다.

이런 재건축 기대감을 반영하듯 실거래가는 그야말로 폭등세입니다.

전용면적 84㎡짜리가 지난달 37억 9,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갱신했습니다. 지난 1월 30억 4,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약 4개월 만에 7억 5,000만 원 올랐습니다. 전용면적 76㎡ 역시 지난달 말 33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월 거래(27억 원)에 비해 6억 5,000만 원 뛰었습니다.

과거 집값이 폭등했던 2020~2021년 당시 은마아파트는 단 한 건의 거래도 30억 원을 넘지 못했습니다. 최근 재건축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가격이 급등한 겁니다.

그러나 아직 시공사 선정, 관리처분 인가, 착공 등 남은 단계가 적지 않습니다. 최소 수 년은 더 소요될 예정인데 호가가 수억 단위로 치솟으며 소위 '그들만의 리그'가 벌써 공고해지는 모습입니다.

이번 데이터 분석은 소유권변동일자를 1~4월로 기준으로 삼은 데이터로 대부분 올해 체결한 계약이지만, 일부는 지난해 하반기 체결됐습니다. 또, 이들 데이터는 전부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브이월드 빅데이터 사이트를 통해 추출했습니다. 실시간으로 등기가 반영되지 않아 일부 거래 건의 경우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서울 마포구의 대표 단지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최근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된 노원구의 '상계주공7단지'의 1~4월 소유권 이전된 거래 전수 분석 기사는 서울집값탐구②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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