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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기획재정부의 ‘수장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기재부의 입지도 좁아지는 국면이다. 추가경정예산안 등 주요 현안에서 대통령실의 입김이 커진 데다, 그동안 기재부 출신이 주로 맡은 국무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에서도 배제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다. 장관 임명이 늦어지고 조직이 쪼개질 위기 속에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보여주는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 등 주요 정책 일정도 안갯속이다.

25일 기재부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준비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재부는 보통 7월이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한다. 올해는 대선 등의 영향으로 일정이 미뤄진 측면이 있지만 다른 부처보다도 장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구체적 발표 일정을 아직까지도 확정하지 못했다. 2026년도 세법개정안과 예산안 등 다른 현안들도 산적했지만 결정권자인 장관이 없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회의를 하더라도 마지막에는 장관이 오시면 결론을 내리자며 번번이 마친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초 당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내 워크숍 등을 통해 소득·일자리주도 성장 추진 방향에 대한 토론을 통해 정책 주도권을 확보했다.

기재부 장관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대통령실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최근 발표된 2차 추경 역시 민생회복지원금 수혜 계층을 차등화하는 등 주요 방향이 대통령실 주도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예산 편성 기조가 국정철학에 부합할 수 있도록 감독하는 재정기획보좌관을 신설했을 당시부터 사실상 예견됐다. 기재부는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업무 보고에서도 경기판단과 대응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았다.

기재부 출신이 주로 임명됐던 핵심 보직에서도 밀려나고 있다. 대통령실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30년 이상 국무총리실·국무조정실에서 일해 온 윤창렬 전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을 임명했다. 지금까지 박근혜·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조정실장은 8명 모두 기재부 출신이었다.

대체로 기재부 1급 출신이 맡아온 대통령실 성장경제비서관에도 금융위원회 출신의 이형주 상임위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경제비서관은 과거 ‘경제금융비서관’으로, 기재부 차관으로 승진하는 요직이었다.

조직 개편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수장 공백을 더욱 실감하게 만든다. 새 정부는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분리해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고, 금융위의 금융정책 부문을 재정경제부와 합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예산실만 떼어낼지, 경제정책국 등도 같이 분리하는지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장관이 없어 기재부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는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세수 결손과 경기 방어 등 주요 현안에 대응을 제대로 못한 만큼 기재부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설명한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3년 연속 대규모 세수결손에 소극적인 재정운용에도 재정 건전성 지표는 악화됐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조직 개편 방향에 맞는 인사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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