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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집회에서 한 여성이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왼쪽)와 전 지도자 고(故) 호메이니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이란이 폭격당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재건하려 한다면 다시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앞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모두 발언 중 취재진의 이같은 질문에 “물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이란 내 핵시설 3곳 타격 작전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개발 능력을 수십년 후퇴시켰다면서 “완전히 제거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공습에도 이란의 핵시설이 입은 피해는 제한적이었다는 CNN 등 미국 언론 보도에 이어 나왔다. CNN은 24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초기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의 농축 우라늄 재고가 파괴되지 않았고 원심분리기 등도 대부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태”라며 “미국의 공습은 핵 프로그램을 최대 몇 달 정도 지연시켰을 뿐”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공습으로 핵시설 입구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지만 지하 구조물은 무너지지 않았다”고 했다.

NYT는 이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핵시설 3곳의 피해는 지상 구조물에 집중됐고,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 금속화 설비나 전력 인프라 등은 손상된 수준”이라며 “공습으로 인해 지연된 핵개발 기간은 최대 6개월 미만”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보도가 허위라며 반발했다. 나토 정상회의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CNN은 전부 쓰레기(scum)이자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공습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의 질의에 대변인을 통해 “폭격 작전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폭탄이 파괴적이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통령과 성공적 작전을 훼손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소셜미디어(SNS)에 “이 평가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1급 기밀로 분류된 자료가 유출됐다”며 보고서의 존재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미 언론에서 거론한 DIA 보고서는 공습 직후 초기 판단을 담은 것이어서 최종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이란의 핵 시설이 건재하다면 언제든 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현지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핵시설 상황을 질문받고 “그렇다, 우리 핵시설이 심하게 손상됐다”고 답했다.

벙커버스터의 한계가 노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GBU-57 폭탄을 실전 사용했다. 그러나 만약 GBU-57이 지하 80~90m에 위치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인 포르도의 지하 핵시설을 뚫지 못했다면, 유사시 100m 이상 지하 화강암 지대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 핵시설의 완벽한 파괴도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따르면 김정은 등이 사용할 북한의 전쟁지휘부는 평양 지하 300m 지점에 건설돼 있다.

◆이란 공습, 히로시마에 비유해 파장=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공습의 성과를 언급하며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를 거론했다. 그는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비유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전쟁을 끝낸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공격”이라며 “이것(이란 폭격)이 전쟁을 끝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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