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지하철 방화범에겐 승객 160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습니다.
치밀하게 범행 계획을 세워 테러와 같은 범행을 저질렀단 겁니다.
이어서 김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휘발유를 밟고 미끄러진 임신부가 바닥에 나뒹굴며 미처 대피하지 못했는데도, CCTV 속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을 붙였습니다.
불길과 함께 삽시간에 번진 연기에, 객차 한 곳에 승객들이 몰리면서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검찰은 67살 원 모 씨에게 승객 160명에 대한 살인 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습니다.
경찰 단계에선 없었던 혐의입니다.
검찰은 휘발유를 붓고 불을 붙인 것을 두고 살인 의도가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봤습니다.
또, 지하철에 불을 지르고 유독가스를 확산시킨 것은 전체 승객을 대상으로 한 "테러에 준하는 살상 행위"라고 검찰은 규정했습니다.
심리 분석 결과 원 씨는 사이코패스는 아니었지만, 이분법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지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하게 나온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피해망상에 빠져 이혼 소송 패소가 확정된 바로 다음 날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입니다.
[원 모 씨/지하철 방화 피고인 (지난 2일)]
"<이혼 소송 관련해서 불만이 있었다는데 그거 공론화하시려던 것 맞아요?> 예. 예, 맞아요."
원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지하철에서 불을 지르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의 대상이 될 것 같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범행 계획은 치밀했습니다.
원 씨는 기름이 필요한 오토바이 운전자인 척 행동하며 헬멧을 쓴 채 현금으로 휘발유 3.6리터를 구입했습니다.
전 재산을 처분하는 등 신변 정리까지 마친 뒤였습니다.
원 씨는 범행 전날에도 휘발유를 들고 강남역과 회현역 등을 배회하면서 범행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두고 새 정부의 검찰을 향한 압박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지하철 방화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혐의와 피해자 규모 등에 있어 경찰 수사를 보강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현직 경찰관 4명이 승객 탈출과 용의자 검거에 있어 헌신했다면서 경찰의 역할을 이례적으로 부각시키도 했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편집: 김지윤 / 영상제공: 서울 남부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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