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여야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인사청문회가 열린 25일에도 김 후보자의 재산·학위 관련 의혹과 자료 제출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의혹 검증에 필요한 자료 제출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면서 '특단의 조치'를 예고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해명으로 의혹이 충분히 소명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정치 공세를 벌이고 있다며 엄호했다.

자료 제출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가 정리되지 않으면서 청문보고서 채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진우 의원 질의 듣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질의를 받고 있다. 2025.6.25 [email protected]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이날 오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 후보자가 전날 제공에 동의한 자료들도 전혀 제출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대로는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전날 재산 형성 의혹을 둘러싼 김 후보자의 현장 답변을 바탕으로 처가의 생활비 지원 2억원에 대한 증여세 납부 내역을 비롯해 불법정치자금 추징금 납부 관련 2024년도 대출 및 상환 내역, 사인 간 채무 변제를 위한 2025년도 대출 및 상환 내역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의 중국 칭화대 석사 취득 논란과 관련해선 출입국 기록과 대학 성적표 등을 내라고 했다.

배 의원은 "모든 자료가 제출되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차원의 청문 보고서 채택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경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은 "(어제 김 후보자는) 본인 명의의 금융 계좌이기 때문에 (대출·상환 내역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는데, 오늘은 또 제출하지 못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시절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상임위 유관기관·단체들로부터 찬조금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거론하며 "이제 이런 부분은 인사청문회의 영역을 넘어서 수사의 영역으로 가야 한다. 검찰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를 안 한다면 '김민석 국무총리의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출입국 기록에 관련해선 이미 법무부에 정보제공 동의를 한 상태라고 밝혔다.

대출·상환 내역 증빙 요구에 대해서는 사적 채권·채무에 따른 당사자 간 합의문 및 구두 합의를 바탕으로 이자 상환 등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고, '출판기념회 찬조금' 문제 제기에는 "법 규정에 어긋나는 부분이 없었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후보자가 공적 지위나 힘을 이용해 부정한, '검은돈'을 받은 것처럼 몰아세우고 '악마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후보자는 충분히 소명(했다)"고 강조했다.

정회되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서울 국회에서 이틀째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회가 선포되자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2025.6.25 [email protected]

김 후보자와 여당 의원들은 공세의 선봉으로 나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6억원 장롱' 발언에 사과를 요구하며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조작된 프레임으로 후보자를 '현금 6억 원을 장롱에 쌓아놓은 사람'이라고 매도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 프레임이 지금까지 유효하다"며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도 "명백하게 국민의 오인을 가져왔다고 생각되는 청문위원들의 대외적 발언, 공표 행위에 대해서는 시정이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국민의힘에서) 말한 '10대 의혹' 시정에 도움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여야와 후보자 사이 반복되는 신경전 속에 청문회는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청문회는 오후 4시 30분 정회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종배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은 30분 뒤인 오후 5시 속개를 예고했지만, 자료 제출 상황을 둘러싼 위원장·여야 간사 협의가 길어지며 회의는 오후 6시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요구된 자료가 제출되지 않으면 "김 후보자의 청문회 보이콧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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