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12·3 불법계엄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체포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초반부터 윤 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기초적인 사실관계나 주변인 조사 후 핵심 피의자를 소환하는 보통의 수순과 달리 신병 확보부터 시도하며 강공 모드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내란 특검, 尹 사건 넘겨받고 출국금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 특별검사 박지영 특검보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내란 특검 수사팀은 검찰·경찰로부터 윤 전 대통령 사건을 이첩받은 뒤 윤 전 대통령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특검팀은 25일 "재판이 계속되는 중에 구속취소가 되거나 보석이 허가된 경우 출국금지 필요성을 검토해 조치하고, 공소유지 담당 기관이 변경되면 해당 기관이 다시 출국금지 여부를 판단해 신청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날 특검팀이 형법상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청구한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은 조만간 발부 여부가 결정된다.

특검팀은 내란 사건 재판에 직접 참석하며 공소유지도 이어가고 있다. 이윤제 특검보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가 진행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공판에 참석해 "재판 장기화와 피고인들의 구속기간 만료에 대한 국민 걱정 근심이 늘고 있다"며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판을 통해 우려를 불식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구속 만료를 앞둔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 대해선 특검이 추가 기소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이날 조건부로 보석이 허가됐다.

김건희 특검, '세관 마약 밀수 의혹'도 들여다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사건 수사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가 25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민중기 특검이 이끄는 김건희 특검팀은 특검법상 준비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2일 본격 출범을 목표로 수사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 특검은 검사 40명 파견 요청을 마치고 파견 공무원과 특별수사관 등 나머지 인력을 확보 중이다. 수사 대상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등 경제 범죄가 여럿 포함된 만큼 금융감독원과 국세청 등에서 증권·금융범죄 관련 수사에 참여할 인력도 요청했다.

특검팀은 검찰, 경찰 등 합동수사팀이 수사 중인 '세관 마약 밀수 외압 의혹 사건'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날 공지를 통해 "수사 진행 경과를 고려해 합동수사팀과 협의를 거쳐 이첩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민중기 특검은 이날 '김 여사 체포영장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은 논의해서 정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검도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필요하면 김 여사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채 상병 특검팀은 27일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 혐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참석할 예정이다. 해당 사건을 이첩받아 항소 취하할지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다. 이 특검은 "(이 사건 재판에) 조사하지 못한 사람이 증인으로 나오고 있다"며 "증인 신문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바로 이첩받아 공판을 중단시키기보다 어떻게 하는 게 실체적 진실 발견에 좋은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장수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