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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 일각에서 차기 지도부를 집단 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적잖게 분출하고 있다. 이르면 내주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혁신위의 주요 안건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복수의 중진 의원뿐 아니라 일부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대표 한 명에게 과도한 권한을 주는 현 체제가 아니라, 최고위원들에게 권한을 나누는 방식의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빗발친다”고 전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따로 치르고 있다. 이중 당 대표는 한 명만 선출하기 때문에, 득표율 2위 이하의 경쟁 후보들은 탈락하고 지도부에서 배제된다. 그런데 집단 지도체제가 도입되면 지도부 선출 선거를 치른 뒤에 특정 순위 내에 안착한 후보들은 함께 지도부에 포함된다. 이를테면 차기 당권주자로 하마평에 오르는 김문수 전 대선후보, 나경원·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가나다순)가 나란히 한 테이블에 앉는 공동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도한 권한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이후 당권 공백 상태가 이어지는 국민의힘에서 집단 지도체제가 부상하는 이유는 뭘까.

야권 관계자는 “향후 당권 독식을 두고 격렬한 계파 충돌이 벌어지면 단일대오는 물 건너간다는 송언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 당 중진들의 고민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계파끼리 싸워도 최고위 테이블에서 싸우면 마치 글러브와 마우스피스를 착용하고 싸우듯 최악의 파국은 면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한 명에게 당이 무기력하게 끌려다닌 데 대한 반성 차원에서 다양성을 갖춘 집단 지도체제를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수도권 의원)는 주장도 있다.

집단 지도체제를 찬성하는 의원 사이에선 다양한 방식이 거론된다. 대표 없이 최고위원들로만 구성되는 ‘수평 최고위’, 최고위원들이 일정 주기마다 돌아가며 대표를 맡는 ‘순환 최고위’, 전당대회 순위에 따라 1위는 대표, 2위부터는 최고위원을 맡는 방식 등이다.

하지만 회의론도 적지 않다. 나경원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위기인데 집단 지도체제로 돌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혁신위에서 다룰 주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도 “다수당일 때는 긍정적인 체제일 수 있지만, 소수 야당에선 내부 이견이 너무 노출할 것 같다”고 반응했다. 한 전 대표 측도 “혁신위가 구성되기도 전에 안건으로 거론되는 건 시기상조”라며 부정적인 기류다.

2016년 2월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시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이 20대 총선 공천 방식을 둘러싸고 갈등하다 김 대표가 자리를 뜨는 모습.
2016년 20대 총선 패배 전까지만 해도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득표율 1위 후보가 대표를, 2위 후보부터는 최고위원을 맡는 집단 지도체제였다. 2위 최고위원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때로는 적잖은 충돌도 벌어졌다. 2006~2007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친박계 강재섭 대표, 친이계 이재오 최고위원이 사사건건 부딪친 게 대표적 사례다. 2014년 전당대회에서는 당시 비주류였던 김무성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고,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2위를 기록하면서 이후 최고위 회의 때마다 둘 사이에 충돌이 잦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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