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에서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어휘력 관련 설전을 벌인 곽규택(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방송 화면 캡처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5일 이틀 차를 맞은 가운데, 여야 공방도 가열됐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인사청문위원 사이에선 어휘력을 둘러싼 언쟁까지 벌어졌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심사를 위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김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이 발단이었다. 김 의원은 김 후보자가 본인 관련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 질의에 비협조적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하며 "인사청문위원을 모독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주어진 발언 시간이 끝나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도 김 후보자를 몰아붙였다.

김 후보자가 수세에 몰리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엄호에 나섰다. 김희정 의원의 발언을 가로막으며 "의사 진행 발언을 할 때는 (인사청문)위원장에게 얘기해야 한다. 왜 후보자와 일대일로 얘기하느냐"라고 따진 것이다. 곧바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김현 의원을 향해 "왜 끼어드나"라면서 반발했다. 김현 의원은 "곽 의원은 왜 끼어드나"라며 "야당 의원은 여당 간사에게 예의를 갖추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질세라 곽 의원은 "간사가 벼슬이냐"라며 언성을 높였고, 김현 의원은 "왜 닭에 비유하느냐"고 맞받아쳤다. 결국 곽 의원은 "벼슬이라고 하는 게 닭 벼슬(볏)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헛웃음을 지었다.

김 후보자 청문회는 결국 여야 간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본인 의혹 관련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무자료 총리"라고 비꼬았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자 신상을 파헤쳐 가며 근거 없이 폄훼하고 명예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한국일보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