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신속한 체포영장 청구 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을 경찰에서 넘겨받은 즉시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지 않은 채 기소되고 불구속 상태에서 내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신병 확보가 우선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으로부터 사건을 인계받은 지 하루 만인 24일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윤 전 대통령 쪽은 ‘특검이 소환 요구도 없이 기습적으로 체포영장부터 청구했다’고 반발했지만,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경찰의 3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하며 출석 의사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기 때문에 “사건의 연속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체포영장 청구 사실을 브리핑하며 ‘법불아귀’(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했다.

또 ‘조사실은 마련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별하게 조사실이 마련돼야 하나요, 전직 대통령은?”이라고 되묻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 수사 당시엔 현직으로서의 특권을 한껏 누렸지만, 특검팀은 그런 특혜 없이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법불아귀’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내용으로, 지난해 7월20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김건희 여사를 출장 조사한 뒤 이 총장이 국민에게 ‘대리 사과’하면서 다시 한 번 인용하기도 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월3일 대통령경호처의 강한 저항에 부닥쳐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했고 1월15일 2차 집행을 시도한 끝에 그를 가까스로 체포할 수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렇게 공수처 조사실로 압송됐으나 진술을 거부했고 체포된 기간 동안 서울구치소에 머물면서 공수처 조사에도 응하지 않았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구속기간 연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관련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연장을 불허했고 검찰은 부랴부랴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해야 했다. 윤 전 대통령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고 재판에 넘기게 된 것이다. 내란 수사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왜 비상계엄을 선포했는지 동기가 밝혀지지 못했고, 윤 전 대통령은 그런 공소사실의 허점을 파고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은 제대로 조사해 내란 재수사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체포영장 청구는 구속영장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성격이다.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면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언제부터 왜 기획했고 △무인기 침투와 북풍 공작까지 시도해 비상계엄을 실행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내란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특검의 체포영장 청구는 윤 전 대통령의) 기선을 제압하고 성과를 빨리 내보려는 의도가 있고, 수사 초반의 동력을 갖고자 하는 목적도 보인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2379 경호처에 “체포영장 집행 경찰한테 총 보여줘라”…尹 구속영장 혐의 랭크뉴스 2025.07.07
52378 [단독] 유병호가 ‘김건희 후원업체’ 21그램 직접 조사 막았다 랭크뉴스 2025.07.07
52377 방미 위성락 안보실장 "관세 협상, 협의 국면 막바지… 이제 판단의 시간" 랭크뉴스 2025.07.07
52376 트럼프 “머스크 신당 창당, 말도 안 돼” 랭크뉴스 2025.07.07
52375 트럼프 측, 머스크에 “정치 손 떼고 회사 경영 충실해야” 랭크뉴스 2025.07.07
52374 ‘3000피’ 못 따라잡는 삼성전자… 9년 만에 시총 비중 최저 랭크뉴스 2025.07.07
52373 해송 뿌리째 뽑히고 지반 붕괴…폭탄 맞은 듯 참혹한 서해안, 왜 랭크뉴스 2025.07.07
52372 "윤, 결과 승복할지 불분명‥총기 노출 지시" 랭크뉴스 2025.07.07
52371 ‘골든타임 6분의 기적’…신호가 멈추고, 길이 열렸다 랭크뉴스 2025.07.07
52370 美텍사스 홍수로 71명 사망…트럼프, 재난지역 선포 랭크뉴스 2025.07.07
52369 소년범이 내 아이 주변에? 이곳을 방치하면 안전할 수 없다 랭크뉴스 2025.07.07
52368 “무서워서 어떻게 가요”…‘7월 대지진설’ 퍼지자 5조 증발한 日 관광업계 랭크뉴스 2025.07.07
52367 [속보] 트럼프,머스크 신당 창당 “터무니없는 일…12∼15개국에 7일 관세 서한 발송” 랭크뉴스 2025.07.07
52366 ‘마동석 근육’ 이유 있었다, 찐 운동권 정성호의 속사정 [이재명의 사람들⑨] 랭크뉴스 2025.07.07
52365 미 재무장관 “8월1일부터 상호관세 재부과”···관세 시한 사실상 미뤄 랭크뉴스 2025.07.07
52364 李 "입법은 국회 몫" 말하자…그 틈 파고든 與 강경파의 독주 랭크뉴스 2025.07.07
52363 대선 때 '옷차림 정치색 논란' 카리나 "너무 무지했다" 해명 랭크뉴스 2025.07.07
52362 특검 “비화폰 삭제 시도는 내란죄 연속선상에 있는 범죄”…윤석열 구속영장청구서 살펴보니 랭크뉴스 2025.07.07
52361 대출 규제 열흘만에…호가 하락하는 서울 아파트[집슐랭] 랭크뉴스 2025.07.07
52360 "북한 보이는 스타벅스"…7개월새 김포 애기봉공원점 12만여명 랭크뉴스 2025.07.07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