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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가난한 농업국가지만 지하자원 풍부…기후변화 우려 속 여성 1인당 출산율 6명
난민 등 강제실향민 100만명 육박…서방과 대립, 빈곤해결·테러대응 난제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니제르의 사막
(니아메<니제르>=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 14일(현지시간)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니제르의 사막. 2025.6.25 [email protected]


(니아메<니제르>=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아프리카 기후난민 취재차 두 번째로 찾은 국가 니제르의 분위기는 입국 순간부터 카메룬과 달랐다.

14일(현지시간) 낮 카메룬 수도 야운데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토고 로메를 경유해 오후 6시가 넘어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도착했다.

야운데와 니아메의 직선거리는 약 1천500㎞ 정도 되지만 직항 항공편이 없는 탓에 7시간 이상 걸렸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청소년 여러 명이 순식간에 기자와 유엔난민기구 관계자를 에워쌌다.

환전, 휴대전화 유심카드 교체 등을 도와주는 대가로 사례비를 받기 위해서였다.

카메룬에서는 없었던 경험이다.

또 공항 밖 한쪽에서는 이슬람교도들이 단체로 땅에 엎드려 기도하고 있었다.

  니제르는 서아프리카의 내륙국으로 알제리, 리비아, 차드, 말리, 나이지리아, 부르키나파소, 베냉 등 7개국과 국경을 접한다.

국가 명칭은 수도 니아메 등을 관통하는 니제르강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니제르는 한국인에게 다소 낯설지만, 서아프리카에서 매우 큰 나라다.

면적이 126만7천㎢로 한국의 12배나 되고 국민은 약 2천900만명이다.

헌법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데 국민 대부분은 이슬람교도다.

남부는 초원 지대이지만 국토의 80% 이상이 황량한 사막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사하라 사막이 걸쳐 있는 만큼 기후는 매우 덥다.

연평균 기온은 30도 정도 되는데 여름철인 3∼7월에는 기온이 50도에 가깝게 올라간다.

니제르는 철광석, 주석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며 특히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우라늄의 경우 세계적인 생산국이다.

니제르 수도 니아메의 도로
(니아메<니제르>=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 16일(현지시간) 니제르 수도 니아메의 한 도로. 2025.6.25 [email protected]


니제르는 아프리카에서도 매우 가난한 국가로 꼽힌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42.9달러(약 88만원)에 불과하다.

가난의 이면에는 농업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경제 구조, 기후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

니제르는 인구의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제조업 등 2차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다.

여기에 기후변화에 따른 사막 지역의 확대와 잦은 홍수 피해가 농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작년 6∼9월에는 폭우로 391명이 목숨을 잃고 주택 15만2천232채가 파괴되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니제르에서 직업을 구하지 못한 젊은층 일부는 코트디부아르나 가나까지 가서 구걸하거나 물건을 팔기도 한다고 한다.

경제난과 기후변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높은 출생률은 인도적 위기의 복잡성을 키운다.

여성 1인당 출산율이 6명을 넘으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어린이들이 많이 늘어난다는 것은 폭염, 홍수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인구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2년 전 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한 군부가 이런 난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2023년 7월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이 이끄는 군부는 모하메드 바줌 당시 대통령을 억류하고 정권을 찬탈했다.

이후 티아니는 권력을 공고히 다졌고 올해 3월에는 5년 과도기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군부 정권은 과거 니제르를 식민지로 통치했던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과 대립하면서 러시아와 밀착하는 형국이다.

니제르는 작년 1월 말리, 부르키나파소 등과 함께 올해 1월 역내 국가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에서 공식 탈퇴한 데 이어 국제 프랑스어권 기구인 국제프랑코포니기구(OIF) 탈퇴도 선언했다.

또 니제르 군정의 집권 이후 프랑스군과 미군은 모두 철수했다.

니제르 수도 니아메를 흐르는 니제르강
(니아메<니제르>=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 16일(현지시간) 니제르 수도 니아메의 한 호텔에서 바라본 니제르강. 2025.6.25 [email protected]


치안 확보는 커다란 과제다.

쿠데타로 군정이 들어선 뒤 니제르 국경 지역에서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 등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테러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니제르에서 난민 등 강제 실향민은 98만6천824명이나 된다.

이들은 대부분 보코하람 등 무장단체를 피해 국경을 넘어온 난민이거나 니제르 안에서 피란한 국내 실향민이다.

군정은 니제르 내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 등의 인도적 활동에도 우호적이지 않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이달 초 니제르 내 사무소 폐쇄와 외국인 직원 철수를 발표했다.

[email protected]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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