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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무당이 주인공인 '견우와 선녀'
'신들린 연애' '귀궁' 등 무속 콘텐츠 봇물
①무속 편견 줄고 ②K문화 자신감 상승
③무궁무진한 소재 ... 무속 콘텐츠 인기
드라마 '견우와 선녀'에서 천지선녀 무당이자 고등학생인 박성아(조이현). tvN 제공


23일 첫 회가 방송된 tvN 새 드라마 ‘견우와 선녀’는 고등학생들의 첫사랑을 다룬 청춘드라마다. 그런데 여자 주인공 박성아(조이현)가 조금 특별하다. 낮에는 고등학생이지만 밤에는 점을 보거나 굿을 하는 ‘천지선녀’, 무당이다. 성아가 귀신을 보고 액운을 막는 능력을 이용해 죽을 운명에 처한 첫사랑 배견우(추영우)를 구하는 과정이 드라마의 중심 줄기다. 과거 대중문화 콘텐츠에서 터부시됐던 무속이 이제는 청춘드라마에까지 깊숙이 스며든 것이다.

'견우와 선녀' 속 천지선녀 무당 박성아(조이현)와 그의 첫사랑 배견우(추영우). tvN 제공


10년 전엔 "황당"...지금은 "흥행 보증"

영화 '파묘'의 무속인 이화림(김고은). 쇼박스 제공


무속 열풍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묘를 이장한 무당 등에게 일어나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영화 '파묘'가 1,0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크게 흥행했고, 젊은 무속인들의 연애를 다룬 예능 프로그램 ‘신들린 연애’(SBS)까지 등장했다. 올해는 조선시대 궁궐에 살았던 귀신들의 원한을 풀어주는 무녀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귀궁’(SBS)이 최고시청률 11%를 기록했고, ‘견우와 선녀’는 첫 회 최고 시청률 5.2%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드라마에 빙의, 귀신 등 초자연적인 현상이 나오면 시청자들은 반감을 가졌다.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드라마의 개연성을 중시했기 때문에 임성한 작가 드라마에서 샤머니즘적인 요소가 나왔을 때 다들 황당해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무속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판타지 장치,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가 됐다”고 말했다.

무속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달라졌다. ‘귀궁’을 쓴 윤수정 작가는 “무속이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유신시대까지 긴 세월 배척당하면서 무속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었다”며 “하지만 무속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계승해야 할 전통문화로 재조명되면서 대중도 무속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귀궁'의 무녀 여리(김지연). SBS 제공


K문화 자신감으로 'K판타지' 구축



무속 관련 콘텐츠의 급증은 한국 문화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은 그동안 서구 문화를 쫓으며 우리가 전통문화를 극복 대상으로 여겼고, 그중에서도 무속은 척결해야 하는 것으로 치부해왔다”며 “하지만 드라마 ‘도깨비’(2016), 영화 ‘신과 함께’(2017, 2018) 등 무속과 민속학이 녹아든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흥행하면서 무속이 새롭고도 재미있는 콘텐츠 소스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도깨비 신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드라마 '도깨비'. tvN 제공


무속은 여전히 알 수 없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창작자에게도 매력적이다. 윤 작가는 “인간의 근원적인 두려움을 건드리는 삶과 죽음을 굉장히 깊고 풍부하게 다루는 무속 신화는 K판타지의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무궁무진하게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무속 관련 콘텐츠 제작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불황과 불안의 시대, 답답한 현실과 막막한 미래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은 젊은 세대에게 무속은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황 평론가는 "무속 신앙은 기독교 등 다른 종교와 달리 억압이나 통제가 없고 현재 삶의 문제를 상담해주니까 젊은층이 하나의 '힙한' 문화로 편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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