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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군사비만 연 74조원 증액 방안 불투명
스타머, 복지 삭감 강행 의지…집권당 의원 대거 반발


23일 싱가포르에 기항한 영국 해군함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새 기준대로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스타머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밤 낸 성명에서 "급격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응해 나토에 대한 헌신을 심화하고 국가의 광범위한 안보 및 회복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24일 개막한 나토 정상회의에서 32개 회원국은 GDP 대비 직접 군사비 3.5%, 간접 안보 비용 1.5% 등 국방비의 비율을 2035년까지 5%로 높이는 새로운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영국의 국방비는 GDP 대비 2.3%였다. 스타머 총리는 앞서 유럽 자력 방위 강화 추세에 맞춰 이를 2027년 4월까지 2.5%, 차기 의회에서는 3%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영국 총리실은 새로운 나토의 계산법에 따라 영국의 국방비가 2027년까지 최소 4.1%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는 직접 군사비를 2.6%, 간접 안보 비용을 1.5%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일간 더타임스는 간접 안보 비용에는 에너지 안보 인프라 프로젝트와 이주민에 대응한 국경 안보 강화 등도 포함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재정이다. 공공 재정 압박 속에 국방비 추가 확보는 복지 삭감 또는 증세를 뜻할 수 있다.

2035년은 영국이 최소 두 차례 총선을 치른 후다. 현 의회 임기는 2029년 중반까지로, 스타머 총리가 앞서 약속한 '차기 의회에서 3%' 목표는 물론이고 2035년까지 3.5%를 달성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간 스타머 정부는 중기 정부 지출 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GDP의 2.6% 수준을 위한 국방비 조달 계획은 세웠지만, 그 이후 계획은 상세히 내놓지 않아 영국 매체들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싱크탱크 재정연구소(IFS)의 칼 에머슨 부소장은 정부가 2027년까지 GDP의 2.6% 달성을 위해 국방비를 300억 파운드(55조5천억원)만큼 증액하려는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가 이를 위해 해외원조 삭감 계획을 내놨지만, 그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고자 할 때는 어떻게 할지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맬컴 차머스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부소장은 2035년까지 3.5% 직접 군사비를 지출하려면 2.5% 수준으로 유지할 때와 비교해 연간 400억 파운드(73조9천억원)를 더 써야 한다고 추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스타머 총리의 약속은 어떻게 증액 자금을 댈 것인지, 공공서비스 예산이 삭감될지 여러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3.5% 달성을 위한 재정 계획에 대한 질문에 "(GDP의 3.5%) 목표는 예상된 것이며, 다음 총선 이후인 2029년에 나토의 역량 평가와 병행해 (정부 예산) 검토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헤이그 도착한 스타머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스타머 총리는 기존에 발표한 복지 삭감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 집권 노동당에서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정부는 지난 3월 장애인과 장기질환자를 위한 복지 수당인 개인자립지원금(PIP)과 보편 크레디트(UC) 수령 요건을 강화하거나 지원금을 줄이는 복지 개편안을 발표했다.

BBC에 따르면 PIP는 370만명, UC는 750만명이 지원받고 있는데 정부는 개편에 따라 320만 가구는 지원이 줄고 380만 가구는 늘 것이라고 추산한다. 예산 절감 효과는 50억 파운드(9조3천억원)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는 취약계층의 빈곤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와 노동시장 영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샀다.

이 정책의 입법안이 하원 2차 독회를 앞둔 가운데 현재 노동당 의원 400여 명 중 120여 명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법안 통과에는 의석수 과반인 326명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헤이그에 도착해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개혁을 이뤄야 하기에 감행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의 복지 체계가 수당을 수령하는 삶에 사람들을 가둬 납세자들의 비용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만큼 치솟도록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cheror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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