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정무수석이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오찬 예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임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기류가 여권 내부에서도 감지되자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무석이 24일 국회를 찾아 진화에 나섰다.
우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정책조정회의 자리를 찾아 소속 의원들을 만났다. 약 50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면담은 우 수석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우 수석은 면담 후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이 어떤 의사를 전달하라고 했는가’라는 물음에 “이번 인사만큼은 통합적으로 가기로 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우 수석은 “송 장관 인선 취지와 배경을 설명드렸고, 이해를 구한다고 부탁했다”라며 “대통령 공약과 관련한 여러 정책이 차질 없이 수행될 수 있는지 우려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민주당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면담에서 양곡관리법 등 ‘농업민생 4법’에 대한 송 장관의 추진 의지가 확인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에게 유임 결정 재고를 요청하는 목소리는 면담에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에 참석한 한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송 장관이 그동안 왜 신뢰를 못 얻었는지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농민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은 만큼 장관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농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전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농해수위 소속인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정부의 농정은 농민과 직접 대화하고 설득하고 협조해야 하는 일들이 갈수록 많아질 것”이라며 “그래서 농정의 수장은 농민들로부터 최소한의 신뢰를 받는 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장관 교체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송 장관의 유임은 보수·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서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인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날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인사”(전종덕 진보당 의원)라며 유임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송 장관이 윤석열 정부 당시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관리법 등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12·3 불법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한 전력 등을 문제 삼았다. 전 의원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논란이 일자 이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원내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진영과 상관없이 탕평 인사가 필요해서 했다. 국무회의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잘하더라”라며 송 장관을 유임한 취지를 직접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