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국민참여재판 ‘그림자 배심’ 현장

20명 재판 참관 모의 평의·평결
정식 배심원과 달리 직접 신청 참여
우민제 판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서 재판 참관을 앞둔 그림자 배심원들에게 유의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 ‘그림자 배심원’으로 참석한 A씨는 “혼란스럽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재판이 시작되고 3시간 뒤쯤 이뤄진 피고인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들은 뒤였다. 그는 “검찰 신문 때는 피고인 말이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변호인의 추궁을 들으니 생각이 또 바뀐다”며 “배심원 평의를 마친 후에야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를 포함한 시민 20명은 이날 오전 10시 법원에 모였다. 재판을 참관하고 모의 평의·평결까지 수행하는 그림자 배심원 역할을 맡은 이들이다. 그림자 배심원은 정식 배심원과 달리 평결 내용이 재판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이들은 종일 이어진 긴 재판 내내 신문 내용과 피고인 표정에 집중하며 실체적 진실을 판단하는 데 몰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열린 재판은 보이스피싱 현금인출책 역할을 한 혐의(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를 받는 홍모(31)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었다. 그는 지난해 9월 25~26일 네 차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자신의 계좌에 입금한 금액 6400만원 중 일부를 달러·원화로 인출해 조직책에게 전달하고 범죄수익 중 1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쟁점은 홍씨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고 있었다는 점을 인식했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홍씨가 범행 가담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지시대로 행동했기 때문에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은 홍씨가 자신이 연락하는 상대가 범죄 조직이란 사실을 알았다면 신분증 사본 등 개인정보를 넘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작위로 배정되는 국민참여재판 정식 배심원과 달리 그림자 배심원은 시민들이 직접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재판에 앞서 그림자 배심 제도의 안내를 맡은 우민제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그림자 배심원들에게 “일반 국민이 형사소송 절차를 경험하고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게 하려고 그림자 배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인호(30)씨는 로스쿨 진학 고민 중 형사소송 절차를 경험하고 싶어 그림자 배심원을 신청했다. 그는 “증거 하나, 증인의 발언 하나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 검사와 변호인의 대결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연차를 쓰고 참여했다는 30대 회사원 이모씨는 “화제가 되는 판결이 나올 때마다 여론의 반응이 뜨겁다 보니 실제 재판 진행 과정이 궁금해 참여했다”며 “실제로 보니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부인할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어렵고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할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039 여름휴가 시작에 佛관제사 파업…항공 1천500편 취소 랭크뉴스 2025.07.04
51038 러 크렘린궁 "푸틴과 트럼프 통화 현재 진행 중" 랭크뉴스 2025.07.04
51037 내란 특검, 김주현·김성훈 동시 소환…‘계엄 국무회의’ 집중 수사 랭크뉴스 2025.07.04
51036 [사설] 이 대통령의 소통과 통합 기조, 정권 내내 유지하길 랭크뉴스 2025.07.04
51035 김민석 임명동의안, 야당 불참 속 통과…“새벽 총리 되겠다” 랭크뉴스 2025.07.04
51034 시총 1위 아스트라제네카도 탈출 고려… 런던증시의 몰락 랭크뉴스 2025.07.04
51033 "담배 한 번도 안 폈는데 폐암이라고요? 왜요?"…바로 '이것' 때문이라는데 랭크뉴스 2025.07.04
51032 "美-이란 핵 회담, 다음 주 오슬로서 재개"… 대화 물꼬 다시 트나 랭크뉴스 2025.07.04
51031 유흥주점서 노래방 도우미 불러 라이브 방송한 서울시 공무원 랭크뉴스 2025.07.04
51030 [단독] 인천 의사가 평창에서 농사?… 정은경 남편 ‘농업직불금 부당 수령’ 의혹 랭크뉴스 2025.07.04
51029 ‘고열에 딸기혀’ 성홍열, 8년만에 유행… 지난달 환자 작년의 배 랭크뉴스 2025.07.04
51028 핀란드서 대낮 흉기난동에 여러명 부상 랭크뉴스 2025.07.04
51027 "이상민 자택서 거액 돈다발"... 특검, 출처·성격 규명하나 랭크뉴스 2025.07.04
51026 주말 37도 펄펄, 벌써 8월급 찜통…올여름 역대 최악 폭염 덮치나 랭크뉴스 2025.07.04
51025 근절 안되는 의료인들의 환자 의무기록 무단 열람 랭크뉴스 2025.07.04
51024 “신용카드 납부 왜 안 되나?”… 생명보험 카드납 7년째 4% 제자리 랭크뉴스 2025.07.04
51023 [사설] 李 “성장·도약이 최우선 과제”…실용적 시장주의로 실천해야 랭크뉴스 2025.07.04
51022 “태양광인 건 알았지만 정동영이 하는 줄 몰랐다” 랭크뉴스 2025.07.04
51021 "인간 학대 전조" vs "기회 줘야"…길고양이 학대범 채용 취소에 中 '갑론을박' 랭크뉴스 2025.07.04
51020 증여세 납부하려고 지분 팔았다가… 이틀 간 시총 3200억원 날아간 실리콘투 랭크뉴스 2025.07.04
서버에 요청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