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연내에 이행할 수 있도록 방안을 검토하라고 강도형 해수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해수부 이전은 이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건 대표적인 지역 균형발전 공약 중 하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경남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해수부의 빠른 부산 이전 방법을 알아보라고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에 “(해수부 이전과 관련한) 여러 부분에 있어서 에이(A)부터 제트(Z)까지 준비돼 있다”고 답변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새로운 건물을 짓지 말고 공간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이전 시기를 앞당기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지 매입이나 건물 신축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라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부산 유세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강조하며 해수부와 국내 최대 해운사인 에이치엠엠(HMM)을 이전해 부산을 해양 강국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전날 부산 출신 전재수 의원을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데 이어, 시기까지 못박아 해수부 부산 이전에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뒤 첫 회의에서 직접 해수부 부산 이전의 빠른 준비를 촉구했지만, 해수부가 지난 국정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2029년 이전 계획을 보고하자, 직접 이전 시기까지 제시하며 늑장 대응에 경고를 보낸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미 해수부 이전을 공약했고, 더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해수부 이전 속도전은 사실상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역대 민주당 계열 대선 후보로선 처음으로 부산에서 40.1%를 득표했지만, 이 지역에서 승리를 거머쥐진 못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을 비롯해 구청장 16석 중 13석을 차지한 바 있는데, 이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시 ‘부산 수복’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의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 연내 착공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이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해 해수부 이전과 국내 최대 해운사인 에이치엠엠 이전에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엔 해수부가 위치한 세종을 비롯한 충청권에서의 반발을 고려할 때 더욱이 속전속결로 진행해 선거 앞 논란을 장기화하지 말자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연내 이전 지시가 발표되자 각 지방정부의 표정은 엇갈렸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을 적극 돕는다는 것이 우리 시의 기본 방침이다. 이번엔 제대로 이전되기를 바란다”며 환영했다. 반면 세종시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수부만 부산으로 이전하면 국정 운영의 효율 측면에서 손실이 크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행정수도 완성 공약’과도 상충한다.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1836 불탄 공장 열리자 쏟아진 눈물…국회 재발방지 약속, 이번엔?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35 "2학기 수업 듣고 싶어요"…'유급 취소' 메일 봇물, 불안감 커진 의대생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34 [속보] 한국 증시, MSCI 선진국지수 또 편입 불발…관찰대상국 등재도 실패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33 돌아가신 어머니 유품이 한 가득... "함부로 갖다 버리는 아내" [長靑年, 늘 푸른 마음]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32 14거래일 만에 143% 폭등한 '이 종목' 거래 재개한다 [이런국장 저런주식]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31 휴전 공식 인정‥"이란 정권 교체 원치 않아"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30 기업인 출신 정부 고위직 발탁, 주가 뛰어도 심란한 친정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29 [속보] 한국 증시,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관찰대상국 등재도 실패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28 “이란 핵 시설 완파 안 돼…농축 우라늄 그대로” 美 정보기관 초기 보고서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27 美, 이란 핵 완파 못했나…"핵 프로그램 6개월 지연에 그쳐"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26 이경규 소환 조사‥"공황장애 약 복용 후 운전"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25 약물운전 혐의 경찰 조사 받은 이경규 “공황장애 약 먹고 운전”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24 트럼프, 이스라엘에 ‘휴전 위반’ 경고…“이란 정권 교체 원치 않아”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23 CNN "이란핵 핵심요소 파괴 안돼" vs 백악관 "완전히 틀려" 공방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22 ‘KDDX 경쟁자’ 한화의 親 민주당 행보에 초조한 HD현대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21 통상임금에 상여금 포함·근로시간 단축…대한항공 임금 8% 오른다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20 [속보] MSCI “韓 선진시장 재분류 협의, 제기된 이슈 해결돼야 가능”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19 김용현, 추가 구속도 ‘1호’?…오늘 오전 구속심문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18 [인터뷰] “미국서 ‘카테고리 리더’ 된 K브랜드… 한국다움 지켜야 인기 지속” new 랭크뉴스 2025.06.25
51817 [단독] 한남뉴타운 지정 직전 '도로' 샀다…조현 부인 10억 차익 논란 new 랭크뉴스 202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