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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올해 상반기 채용시장에서 기업들의 '경력 우대'가 뚜렷해지며 대학 재학 중 실무 경험 기회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4일 발표한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에 따르면 민간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올해 상반기 채용 공고는 총 14만4181건이었다. 이 중 경력직만을 채용하는 공고는 82%에 달했다. 반면 신입 직원만 채용하는 기업은 2.6%에 불과했고 신입 또는 경력을 동시에 모집하는 경우는 15.4%였다.
구직자들은 이러한 경력 중심의 채용이 취업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대한상의가 대졸 청년 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졸 청년 취업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9%가 '경력 중심 채용'을 주요 취업 진입 장벽으로 꼽았다.
기업들은 실전에 바로 투입할 인력을 선호하지만 청년 구직자들은 대학 재학 중 직무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게 청년 구직자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청년 구직자의 53.2%는 ‘대학 재학 중 직무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대한상의는 "새로운 국제질서, AI 산업 성장 등 급격한 변화로 인해 기업들이 신입 공개 채용보다는 수시 채용, 그리고 중고 신입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구직자의 노동시장 진입을 돕기 위해 인턴 확대, 학점 연계형 현장 실습, 직무 기반 실무 교육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직자와 기업 간 연봉 기대 격차도 여전했다.
올해 상반기 대졸 청년 구직자의 희망 연봉은 평균 4023만원으로 신입 채용 공고에 제시된 평균 연봉 3708만원보다 315만원 높은 수준이다.
비수도권 취업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신규 구직자의 63.4%는 '좋은 일자리라면 비수도권에서도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비수도권 취업의 조건으로는 '높은 급여'(78.9%)가 가장 많았고 이어 '양질의 복지'(57.1%), '워라밸 실현'(55.8%), '고용 안정'(42.5%), '커리어·직무역량 개발'(29.1%) 순이었다.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수도권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방 취업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기업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규제 혁신과 과감한 인센티브, AI 인프라 등을 조성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채용 트렌드 변화는 청년 고용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7.3%로 코로나19 대유행 막바지였던 2022년(7.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취업 준비생, 아르바이트를 하며 더 나은 직장을 찾는 ‘추가 취업 가능자’,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는 ‘쉬었음’까지 포함한 확장실업률은 16.8%에 달한다. 청년 6명 중 1명이 사실상 백수 상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