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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이란 최고 지도자는 "항복하지 않겠다"면서 막판 저항했다.

23일(현지시간)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X(옛 트위터)에 "우리는 어떤 침략에도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이란 국민의 논리다"라고 적었다. 하메네이는 이날 성조기가 불타는 사진도 같이 올렸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성조기가 불타는 이미지를 올렸다. X(옛 트위터)

이를 두고 이스라엘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도전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싸우겠다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하메네이가 모처에 숨어 있다는 점이 협상의 걸림돌이라고 짚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미국 관리들은 하메네이가 주요 외교적 결정에 반드시 서명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하메네이가 은신해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메네이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단계적 휴전에 들어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우선 24일 0시(미국 동부시간)부터 이란이 먼저 휴전을 시작해 그로부터 12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이스라엘이 12시간의 휴전을 시작한다. 결국 이란의 휴전이 시작된 시점으로부터 24시간 후에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날 전망이다.

이란 국영 TV는 24일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휴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휴전에 동의한다"면서 "(휴전 룰을)위반할 경우 강력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이스라엘 둘 다 장기전 불가"
이란이 휴전을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군 수뇌부 전멸·방공망 붕괴·미사일 고갈 등 더는 전쟁을 이어갈 수 없겠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가 암살 위협을 받고, 트럼프 대통령도 ‘정권 교체’를 언급한 마당에, 체제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걸로 보인다.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본지에 "이란이 결사항전을 외쳐도 무기가 없었다"고 평했다. 이란의 방공망 등이 타격받은데다, 남아 있는 미사일 3000발도 대거 소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게도 장기전은 무리였다. 이스라엘 아론경제정책연구소는 이란과 충돌이 한 달간 지속되면 이스라엘에 120억 달러(약 16조 4000억원)의 전쟁 비용이 든다고 추산했다.

백 교수는 "이스라엘도 쩐의 전쟁을 계속할 순 없었고, 자국을 지원해준 미국이 휴전하자면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특히 장기전으로 가면 인구 920만명 이스라엘에서 현역 17만명, 예비군 40만명을 동원한 시간이 길어져 국민 여론도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2025년 6월 23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한 시위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막판까지 강경했던 건 미국 핵협상 때문"

하메네이가 막판까지 강경하게 나선 건 향후 미국과 핵협상을 재개할 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 연구소 교수는 "휴전은 미-이란 핵협상 재개를 위해 거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란이 휴전을 앞두고 강하게 나온 건, 향후 미국과의 핵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조치"라고 짚었다.

향후 핵협상이 재개되면 '이란 내 영토에서 핵물질 농축 컨소시엄 참여'가 현실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앞서 미국 측은 이란이 자체 핵농축을 포기하면 지역 국가들의 '핵물질 농축'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참여국으로는 미국·이란·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 등이 거론된다. 이 컨소시엄은 우라늄 235 등 핵물질을 농축해 원자력발전소 등에 쓸 수 있는 저농축 핵연료를 생산해 참여 국가들에게 공급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를 받게 된다.



휴전 소식에 항공편 재개 속속

한편 이스라엘 공항청은 24일 폐쇄됐던 이스라엘 영공이 다시 개방되었다고 밝혔다. 23일 블룸버그 통신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양측 교전의 소용돌이에 놓여 있던 페르시아만 국가들의 일부 공항이 운영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카타르의 미군기지를 보복 공격했던 23일 하루에만 전 세계에서 705건의 항공편 결항이 발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공습이 미국에 사전 통보된 '약속 대련'이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곧이어 이스라엘과 이란이 휴전할 것이라는 소식이 24일 전해지면서 중동을 오가는 각국 항공사의 운항은 속속 재개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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