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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딱 12시간이다. 당장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탈출해라. 아직 시간이 있을 때 도망치라는 마지막 경고다.”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전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들의 사진이 걸린 광고판 앞을 지나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고위급 장성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페르시아어를 구사하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관계자로부터 전화로 위협받은 내용이다. 이 전화는 같은날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타격해 군 수뇌부와 주요 핵 과학자를 제거한 직후 걸려왔다. 이 관계자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정권 지지를 멈추지 않으면 죽게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이란 체제를 분열시키고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공습 직후 이란 고위 인사들을 위협하는 비밀 작전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암살 명단에서 벗어난 인사들에게 대피를 권하는 동시에 협박을 이어가며 혼란을 안기고 내부 분열을 유도할 목적으로 일종의 심리전을 병행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로고와 이스라엘 국기.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관련, WP는 공습 첫날인 지난 13일 이스라엘 정보요원과 이란의 고위 장성이 4분 가량 통화한 내용도 입수해 공개했다. 이 통화에서 이스라엘 요원은 “두 시간 전 우리는 살라미, 바게리, 샴카니를 지옥으로 보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초기 공습으로 호세인 살라미 IRGC 총사령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총참모장이 숨졌다. 이 요원이 언급한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지도자의 선임 고문은 중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 요원은 “우리는 당신에 대해 모든 걸 알고 있다”며 “우리는 당신의 목줄보다 더 가까이 있다”고 거듭 경고하기도 했다.

또 이 요원은 하메네이 정권을 더이상 지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촬영해 텔레그램으로 보낼 것도 요구했다. 이에 이란 장성이 “어떻게 보내면 되느냐”고 묻자 요원은 “텔레그램 ID를 줄 테니 거기로 보내라”고 답했다. WP는 “이 장성이 실제로 영상을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는 이란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소 20명 이상의 이란 정부 인사들이 비슷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비밀 작전은 이란 지도부와 군 지휘부 내 2~3순위 인사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줄 의도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WP는 “하메네이가 이미 제거된 인사들의 자리를 채우는 것을 어렵게 만들 목적이었다”고 짚었다. 실제로 한 이스라엘측 관계자는 WP에 “하메네이는 이미 후임자를 지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문틈 아래로 편지를 받거나 배우자를 통해 경고를 받은 사례도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지난 4월 7일 미국 백악관에서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WP는 다른 기사를 통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0월부터 이란 공습을 준비해왔다”고도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이란을 측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뇌부를 잇따라 제거한 직후다. 이후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암살 대상으로 삼을 이란 핵 과학자와 군 수뇌부 목록 작성을 시작했다고 한다.

WP는 이스라엘 소식통을 인용해 “네타냐후는 올해 3월 미국의 동참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란을 타격하기로 결정했다”며 “하반기에는 이란이 방공망을 복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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