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I. 사진 제공=삼성전자
[서울경제]
삼성전자가 미국 파운드리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영업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법인(SSI)은 기본 연봉 최대 32만달러(한화 약 4억5000만원)를 제시하며 부장(디렉터)·팀장(매니저)급 경력직 채용을 진행 중이다. 실리콘밸리 기업 연봉이 한국의 1.5~2배 수준인 점을 감안해도 영업직 부장급에 30만달러 이상 기본 연봉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채용 중인 파운드리 직무 3개 중 2개가 영업·사업개발 디렉터·매니저 직무다. 나머지 한 개는 고객사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엔지니어링 시니어 매니저다. 성과급을 포함하면 최대 40만달러(한화 약 5억5000만원)까지 연봉이 늘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파운드리 영업 조직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올해 3월 TSMC 출신 마가렛 한을 미국 파운드리 영업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며 현지 영업 전열을 재정비했다. 엔비디아, 퀄컴 등 미국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를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현재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신공장을 건설 중이며 가동 목표 시점은 2026년 말~2027년 상반기다.
최근 브로드컴, 마벨 등 미국 대형 팹리스가 주도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주문형반도체(ASIC)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도 삼성전자의 영업 강화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ASIC 시장은 2024년 231억달러에서 2034년 478억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2나노미터(nm) 공정 수율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점도 대형 고객사 유치에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이 거의 매달 미국 출장을 갈 정도로 현지 영업에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의 중국 공장에 대한 반도체 장비 반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는 별도 허가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중국 공장에 반입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가 필요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