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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의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결
봉쇄된 적 없어... 산업계, 가능성 열어둬
한국 오는 중동산 원유 99%, 해협 거쳐
원유 의존도 높은 정유, 석유화학 타격
해운사도 항로 우회로 비용 상승 우려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인 한국 선박의 선원이 직접 촬영한 미사일 발사 장면.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제공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인 한국 선박의 선원이 직접 촬영한 미사일 발사 장면.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제공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바짝 긴장
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란의 단골 협박 카드로 실제 실현된 적은 없지만
이번에도 압박으로만 그칠 것이란 보장이 없어서다. 실제
해협이 막힐 경우 국내로 들어오는 원유 70%의 수급이 불안정해져 정유·석유화학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이 타격을 피할 수 없다
. 여기에 '최적 바닷길'이 막히면서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해운사에도 상당한 비용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세계 에너지 목줄' 쥐고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이란

22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TV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격 관련 대국민담화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영종도=뉴스1


이란 의회(마즐리스)는 22일(현지시간) 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선박들이 오가는 것을 막기로 뜻을 모았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최종 결정권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쥐고
있다. 아직
이란 의회 의결만 된 상태라 곧바로 막히는 건 아니더라도 SNSC 판단에 따라 해협이 전면 봉쇄될 수도 있는 것
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에너지의 목줄'
이라고 불린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평균 55㎞ 길이의 좁은 해협으로 이곳을 통해 중동에서 나는 원유 상당량이 전 세계로 뻗어간다.
이란·아랍에미리트(UAE)·오만 등이 이 해협에 함께 인접해 있어 '국제 해협'
이지만
이란은 군사적 위협에 대한 자위권을 주장하며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군사적 긴장감을 높여 '원유 수급 불안정'을 불러일으킨 뒤 협상 카드로 쓰는 것
이다.

실제 1984~1988년에 진행된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이란은 해협 근처에 기뢰를 설치하고 유조선을 공격해 사실상 봉쇄에 가까운 상황을 연출했다. 2011년에는 미국이 이란의 핵 제재 강화를 발표하자 이란은 "해협 봉쇄"를 공식 선언했다. 다만 실제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한 적은 없다.
이란 또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로 돈을 벌기 때문에 이곳을 막으면 경제적 고립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
이다.

한국 오는 중동산 원유 99%, 호르무즈 해협 거쳐

23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그럼에도
국내 산업계는 이란이 '완전 봉쇄'를 실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교전이 시작된 13일 이후 이 해협의 위성 항법 시스템(GPS) 교란이 잇따르고 있고 미국의 개입으로 두 나라의 분쟁이 확전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한국이 들여오는 원유의 70%는 중동산이고 이 중 99%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해협이 막히면 원유 의존도가 높은 산업은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정유, 석유화학업계를 꼽을 수 있다.
세계적 경기 불황과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둔화 국면에서 이란발 위기로 유가까지 오르면 엎친 데 덮친 격
이다. 실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2%가량 오른 배럴당 75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중에는 전날 대비 6% 넘게 뛴 배럴당 78.4달러까지 올랐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
정유사들은 원유를 사서 들여오는데 유가가 갑자기 치솟으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며 "
석유화학 기업들은 제품 수요 둔화와 함께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더 떨어져 피해가 클 것
"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를 대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노선도 검토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의 항로 우회와 지연이 길어지면 해상 운임 인상과 함께 각종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오르면 매출이 증가할 수는 있지만 유가, 위험 지역 선박 전용 보험료 등 비용이 함께 올라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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