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24·25일]
후원자 사적 채무, 보도 후 대출받아 상환
출판기념회 해명에 '불투명한 모금' 논란도
기초의원 등 후원… '대가성 의심' 해명해야
후원자 사적 채무, 보도 후 대출받아 상환
출판기념회 해명에 '불투명한 모금' 논란도
기초의원 등 후원… '대가성 의심' 해명해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대구 수성구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에서 열린 '인공지능 전환 연구거점 조성을 위한 경청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24일과 25일 예정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돈 문제다. 김 후보자가 '사적 채무'와 '수입·지출 불균형' 의혹에 나름의 설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 편법과 위법을 의심하는 시선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다. 각종 돈거래를 '국회의원 김민석'과 완전히 떼어놓고 보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모두 청문회에서 명확한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후원자 등에게 빌린 돈, 보도 후 대출받아 상환
2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사인 간 채무 1억4,000만 원을 어떻게 갚았느냐'는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질의에 "6월 12일 농협에서 대출받아 당일 전액 상환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2018년 4월 그의 오랜 후원자이자 과거 불법 정치자금 공여자였던 강모(68)씨 등 11명에게 1억4,000만 원을 빌렸다. 차용증에는 5년 뒤 원금을 일시 상환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김 후보자는 최근에야 돈을 갚았다. 김 후보자가 대출을 받았다고 답한 날은 사적 채무 관련 보도가 나온 다음 날이다. 논란이 된 뒤에야 대응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애초에 상환할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온다. 채권자 중 상당수가 김 후보자의 고액 후원자였거나 강씨 주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한 채권자는 본보 통화에서 계약 갱신 방식에 대해 "구두로 이뤄지기도 하고 친구끼리 계약서, 공증 이런 얘기는 안 하지 않느냐"고 전했다. 그러면서 "돈을 달라고 하지 않으면 채무자는 돈 줄 생각을 천천히 할 것 아니냐. 그렇게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출판기념회' 해명… '내역 불투명' '부적절 관행'
최근 5년간 신고된 지출이 소득보다 최소 6억 원 많다는 논란도 있다. 김 후보자는 경조사와 출판기념회로 추가 수입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2019년 12월 현 배우자와 재혼했고 2020년 11월 장인상을 당했으며 2022년 4월과 2023년 11월 두 차례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중 출판기념회 후원금이 신고되지 않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해명은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출판기념회 후원금은 신고 의무가 없고 한도도 없어서 거액의 정치자금을 편법으로 받는 통로라는 지적을 받는다. 김 후보자가 경조사와 출판기념회에서 받은 돈을 신고하지 않은 경위 역시 해명이 필요하다. 공직자윤리법상 국회의원 등은 매년 12월 31일까지의 재산 변동사항을 신고해야 한다. 김 후보자가 언급한 행사는 모두 연말에 있었던 만큼 그가 한 달여 만에 받은 돈을 모두 쓴 게 아니라면 일부라도 재산 신고를 했어야 한다.
2019년 김 후보자 모친 소유 빌라에 지역 사업가의 업체가 2억 원짜리 전세 계약을 맺고, 두 달 만에 계약을 해지한 것도 의문이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자 측이 부당 이득을 얻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만큼, 구체적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기초의원부터 상임위 권익단체까지… '단순 응원' 맞나
본보가 접촉한 김 후보자 후원자들은 '오랜 친분으로 응원하는 마음에서 지원한 게 문제가 되느냐'고 항변한다. 하지만 김 후보자가 2020년부터 국회의원으로 다시 일하면서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만큼, 국회의원 및 총리 직무와 관련성이 없는지 명확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
김 후보자의 오랜 후원자인 강씨는 2014년 김 후보자가 원외민주당을 창당했을 때 초대 대표를 맡았고 이후 총선에서 비례대표 순번 1번을 받았다. 최근 5년간 김 후보자의 고액 후원자 중 유모씨와 박모씨는 서울시의원 및 영등포구의원 공천을 받았다. 기초의원 등에게 후원금을 받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금권 선거를 부추기는 부적절한 관행으로 꼽힌다. 민주당 역시 2014년 김희정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지역구 기초의원 등에게 후원금을 받았다'고 비판한 전례가 있다.
국회의원 직무 관련성도 따져봐야 한다. 2023년 3월 인공지능(AI) 관련 단체 대표 박모씨가 500만 원을 후원하고, 2개월 뒤 국회에서 김민석 의원실 명의로 박씨가 속한 단체 관련 행사가 열렸다. 김 후보자가 2023년 11월 열었던 출판기념회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할 권익단체 대표가 참석한 것으로 해당 단체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김 후보자는 그해 중순까지 보건복지위원장을, 9월까지는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다.
김 후보자가 다니는 교회의 담임목사 이모씨 역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김 후보자는 이 목사가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를 할 때 동참하는 등 지원한 적이 있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으로 선거철에 유세차 알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모씨 역시 해당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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