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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당한 이유 없는 침공" 비판
러 외무차관, 군사지원 여부에 "세부사항 공개는 무책임"


이란 외무장관 만난 푸틴
[EPA/크렘린풀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정당한 이유 없는 침공이라고 비판했다.

크렘린궁과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 "이는 절대적으로 이란에 대한 정당한 이유 없는 공격 행동"이라며 "근거도 없고 정당성도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잘 알려져 있다"며 "러시아 외무부가 러시아를 대표해 명확히 표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어떠한 이유를 들더라도 주권 국가의 영토를 미사일과 폭탄으로 공격하는 무책임한 결정은 국제법, 유엔 헌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는 비판 성명을 냈다.

아락치 장관은 미국이 폭격한 전날 튀르키예를 긴급히 찾은 뒤 바로 러시아로 향해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아락치 장관에게 "오늘 모스크바에서 당신을 봐서 매우 기쁘다. 이 기회로 우리가 모든 시급한 현안을 논의하고 어떻게 오늘의 상황을 벗어날지 함께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과 오랜 기간 좋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했다"며 "우리 측은 이란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이란 외무장관 회동
[AP/크렘린풀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이란에 어떤 지원을 제공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이란은 지난 1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고 국방,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이 조약에는 군사 동맹을 구축하거나 상호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군사적으로 밀접해졌다.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이번 이란 공습을 두고 러시아가 어떻게 지원에 나설지 불분명하다.

러시아가 미국과 관계 개선을 추진하며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고, 이스라엘과도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란에 대한 전격 지원을 어렵게 만든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락치 장관은 "오늘 이 사건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러시아는 오늘날 역사와 국제법의 옳은 편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란에 대한 공격 행동을 단호히 규탄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아락치 장관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서한을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과 회동 후 아락치 장관은 이란 언론에 "푸틴 대통령과 좋은 만남을 했다.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 자세히 논의했다"며 "지역, 국제사회, 비확산 체제에 미치는 영향은 공동 관심사"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현지 기자들을 만나 이란이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와 이란은 여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협력에 대한 모든 세부 사항을 공개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답을 피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앞서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이란에 어떤 조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모스크바는 중재 역할을 제안했다"며 "그다음은 이란에 무엇이 필요한지에 따라 달렸다"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러시아와 이란의 관계가 공고하다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지역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비판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란과 전략적 파트너십은 깨질 수 없다"며 "우리는 이란이 현 상황에서 자위권 틀 내에서 행동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에 대한 공격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무책임한 정책"을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핵무기 비확산 조약 기탁국인 미국이 핵 시설을 공격한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에 최후통첩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란을 비롯한 국가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행동을 확대하는 것을 멈추고 수사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미국의 이란 공격이 세계 핵 비확산 체제에 충격을 줬다며 "핵 비확산 체제가 법적으로 존재하지만, 실질적인 체제는 이번 공격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중동 지역 상황이 "극도로 긴장된 상태"라며 푸틴 대통령과 아락치 장관이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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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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