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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임명' 보먼 "관세 영향 작고 일회적"…작년 9월엔 0.5%p 인하에 반대
지난주 월러 이사도 "7월 인하 검토 시작해야"…美 국채금리 급락


미셸 보먼 미 연준 부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통화정책 결정 투표권을 가진 인사 중 가장 매파 성향(통화긴축 선호) 인물로 꼽혀온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이 23일(현지시간) 이르면 7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 내 주요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조기 금리인하 필요성을 시사하면서 미 채권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보먼 부의장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체코 중앙은행 주최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억제된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르면 다음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먼 부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현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현시점에서 우리는 무역 관련 상황 전개나 기타 요인들로부터 의미 있는 경제적 영향을 보지 못했으며, 성장세가 다소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지속해서 회복력을 보여왔다"라고 평가했다.

물가 상황에 대해선 "높은 관세로 인한 재화 가격 상승 압력은 다른 요인들로 상쇄되고 있다"며 "또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의 기저 추세는 현재 지표에서 보이는 것보다 연준의 2% 물가 목표에 훨씬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은 작고 일회성 물가 상승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무역협상에 따라 궁극적으로 현재보다 낮은 관세율로 귀결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낙관론의 재개와 일치한다"며 "나아가 올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을 보게 되더라도 미 경제의 증가된 여력이 그 영향을 작고 일회성으로 제한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평가했다.

보먼 이사는 "향후 지표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우호적으로 진전돼 상승 압력이 재화 가격에만 국한되거나, 소비 둔화가 노동시장 약화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면 이런 전개 상황을 통화정책 논의에서 다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이사였던 보먼 부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지명으로 이달 초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연준 주요 인사 가운데 가장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꼽혀온 인물이다.

앞서 연준이 미 대선을 앞둔 지난해 9월 전격적으로 50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을 당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12명 중 유일하게 50bp 인하에 반대의견을 표명하고 25bp 인하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FOMC 회의에서 반대의견이 나온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었다.

보먼 이사는 올해 2월까지만 해도 공개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위험이 있다며 공개 석상에서 매파 발언을 이어왔다.

통화정책에서 매파적 견해를 가져온 것과 달리 금융 규제에선 완화론을 펴온 그는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새 금융감독 담당 연준 부의장으로 내정돼 이달 초 취임했다.

미 연준의 보먼 부의장(왼쪽)과 월러 이사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의사도 지난 20일 CNBC 인터뷰에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월러 이사는 인터뷰에서 "나는 다음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에 찬성한다"며 "고용시장 급락 때까지 기다린 뒤 금리 인하를 개시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6개월간 관망하며 기다려왔고, 지금까지 지표는 양호했다"며 "관세가 나중에 오더라도 영향이 일회성에 그치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월러 이사는 FOMC 구성원 중 온건한 매파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인물로, 월가에서는 그가 공개 발언을 할 때마다 기존 발언 대비 입장 변화가 있는지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연준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지속하던 2023년 11월 월러 이사가 기존의 매파적 입장을 철회하는 발언을 하자 월가가 이를 연준의 정책 전환(피벗)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시장이 요동친 바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데이비드 맬패스 전 세계은행 총재와 함께 월러 이사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뉴욕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월러 이사에 이어 이날 보먼 부의장이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미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미 동부시간 정오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30%로 전장 대비 7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3.83%로 전장 대비 8bp 떨어졌다.

금융시장은 7월 내지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여 반영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7월 29∼30일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지난 20일 85%에서 이날 정오 무렵 77%로 낮춰 반영했다.

9월 16∼17일 FOMC 회의까지 현 4.25∼4.50% 금리를 유지할 확률은 지난 20일 30%에서 이날 18%로 낮춰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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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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