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국무장관 등 미 행정부 “핵 개발 저지일 뿐” 강조와 상반
미·이란, 안보리서도 냉랭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왼쪽)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도로시 셰이 주유엔 미국 대사 대행.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이란의 정권 교체를 처음 언급했다. 발언의 진의가 불분명한 가운데 행정부 외교·안보 참모들의 언급과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전리품을 풍족하게 챙긴 트럼프가 벌써부터 정권 교체 아이디어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정권 교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면서도 “현재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정권 교체가 왜 없겠는가”라고 썼다. 자신의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변용한 ‘미가’(MIGA·이란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표현도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짤막한 글에 담긴 진의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입장은 물론이고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거듭된 설명과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은 공개적으로 이번 공습의 목적이 정권 교체가 아니며 이란 핵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제한적 성격의 공격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NBC에 출연해 “우리는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면서 “우리는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끝내고 싶고 그다음에 이란과 장기적 해결 방안에 관해 대화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력에 의한 정권 교체를 촉구하지는 않았지만 정권 교체론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란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미 보복을 예고한 이란이 대응 수위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