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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덤핑에 가격·가동률 ‘급락’
국내 가격 하락·적자전환 초래···시장점유율 5.7%p 뺏겨
중국 측 “정상화 과정”···무역위 “여전히 저가판매 지속”
업계 “화학소재 전반으로 덤핑 확산 우려···유사 조치 확대될 듯”
중국산 차아황산소다 덤핑 유뮤 예비판정 의결서 표지

[서울경제]

정부가 중국산 산업용 화학제품인 차아황산소다(Sodium Dithionite)에 대해 최대 33.97%의 잠정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값싼 중국산 제품의 유입이 국내 시장가격을 급락시키고, 생산차질과 적자 확대 등 국내 산업에 실질적 피해를 끼쳤다는 판단에서다.

기재부 산업관세과는 최근 관보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지난 21일부터 4개월간 중국산 차아황산소다에 잠정관세를 부과한다고 고시했다. 해당 물질은 섬유 염색 등에 쓰이는 백색 분말 형태의 화학물질로, 대표적 수입 의존 품목이다.

이번 기재부의 조치는 국내 유일의 생산업체인 한솔케미칼이 지난해 10월 중국산 제품의 저가 덤핑 수입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무역위에 조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무역위는 지난해 12월 18일 조사에 착수해 약 4개월간 예비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4월 24일 실질적 피해 추정에 충분한 증거가 있다며 덤핑판정을 내렸다.

본지가 확보한 ‘중국산 차아황산소다의 덤핑사실 및 국내산업피해 유뮤 예비판정 의결서’에 따르면 무역위는 중국 진허(Jinhe)사 제품에 15.15%, 마오밍(Maoming)사를 비롯한 기타 공급자에는 33.97%의 예비덤핑률을 각각 산정했다. 진허는 조사에 응했지만, 마오밍은 조사에 불응했으며 이에 따라 관세청 수입통관자료와 신청서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불리한 덤핑률이 부과됐다.

무역위에 따르면 중국산 차아황산소다는 2023년 기준 전년 대비 32.8%, 2024년 상반기에도 9.9% 가격이 급락하며 국내 동일 제품의 판매가격을 연쇄적으로 끌어내렸다. 이 영향으로 국내 제품의 톤당 가격은 2023년 1.1%, 2024년 상반기 5.2%씩 하락했고, 생산량과 가동률도 각각 연평균 2.7%, 6.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무역위 조사에서 중국산 제품은 국내산 대비 지속적으로 20~30% 이상 저가에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이후에는 국내 제품의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유통되며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한솔케미칼은 제조원가가 2022년 29.8%, 2023년 16.5% 급등했음에도 판매가격을 올리지 못해 결국 2023년 적자로 전환됐다.

무역위는 “덤핑물품 수입은 시장점유율을 5.5%포인트 확대시키는 반면 국내 제품의 점유율은 5.7%포인트 감소시켰고, 이로 인해 내수판매량, 생산성, 이익률, 자본조달능력 등 다수 지표가 악화됐다”며 “국내산업에 실질적 피해를 입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코로나19 해제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 가격이 하락했을 뿐이며 2025년 들어 가격이 회복세라고 주장했지만 무역위는 “판매가격이 여전히 국내 유사품에 비해 매우 저가”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조치는 덤핑으로 인한 시장 왜곡에 정부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 첫 사례로 주목된다. 특히 단일 기업(한솔케미칼) 보호 차원을 넘어 국내 고부가 화학산업의 생태계 유지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평가된다.

관세청과 산업부는 본조사를 거쳐 향후 반덤핑관세의 상시 부과 여부를 최종 판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화학제품이 국내 산업을 침식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향후 유기화학, 염료 원료 등 타 품목에 대해서도 유사 조치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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