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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위성기업 맥사 테크놀러지가 19일(현지시간) 촬영한 이란 곰주(州) 산악지대의 포르도 핵시설 일대의 위성 이미지. 핵시설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따라 모두 16대의 화물트럭이 늘어서 있다.
미국 공군이 초대형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공습한 이란 핵심 핵시설 3곳이 이미 비워진 상태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란이 방출한 60% 고농축 우라늄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란 곰주(州) 산악지대에 위치한 포르도 핵시설 진입로에 총 16대의 화물트럭이 늘어선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상업위성업체 맥사가 공개한 위성 사진에는 이 트럭들은 이튿날 찍은 위성사진에선 대다수가 북서쪽으로 약 800m가량 떨어진 장소로 이동해 있다.

핵시설 입구 바로 옆에 트럭 한 대가 멈춰 있는 등 출입구 주변에도 불도저 여러 대와 다른 트럭들이 있었다. 맥사 측은 ‘일반적이지 않은(unusual) 트럭 및 차량 관련 활동’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스펜서 파라가소 선임연구원은 “이 차량이 덤프트럭인 것으로 보이며, 작업자들이 위험 물질의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예방 조치로 시설 안팎의 터널을 다시 채웠을 가능성이 있다 ”며 “규모가 크고 복잡한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모든 걸 멈추고 제거할 수 있는 걸 제거한 뒤 봉인했을 수 있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두더지 잡기’(whack a mole)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미 공군은 22일 새벽 포르도 핵시설에 총 14발의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했다. 이후 촬영된 위성사진들은 포르도 핵시설로 들어가는 터널 입구들이 흙으로 막힌 모습을 보여주는데 폭격 여파로 무너진 것인지, 이란 측이 사전에 입구를 봉쇄한 결과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란은 주요 핵시설의 농축 물질을 미리 “안전한 장소”로 옮겨 이번 공습으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관련 정보에 밝은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 이란이 포르도 핵시설에 있던 장비와 우라늄을 며칠 전 다른 장소로 옮겼다고 전했다.

포르도 핵시설은 다수의 원심분리기로 무기급에 가까운 고농축 우라늄(HEU)을 대량으로 생산해 온 곳이지만, 미군의 공습 당시 이미 텅 빈 상태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 3곳을 공격했지만 외부 방사능 수치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이스파한 핵시설에 저장돼 있던 408㎏ 상당의 60% 농축 우라늄도 모처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크다.

준(準) 무기급으로 평가되는 60% 농축 우라늄은 불과 몇주면 무기급인 90%까지 순도를 올릴 수 있고, 408㎏은 핵탄두 9∼1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으로 알려졌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기습적으로 선제공격하기 1주일 정도 전에 IAEA 조사관들이 이스파한 현지에서 이 핵물질들을 확인했으나, 현재는 다른 장소로 옮겨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농축 우라늄은 특수제작된 소형 용기에 담겨 있으며, 차량 트렁크에 넣어 운반할 경우 10대만 투입해도 전량을 옮길 수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제공권을 상실한 채 이스라엘의 정밀 폭격에 일방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이란 입장에서 고농축 우라늄은 몇 안 되는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고위급 당국자들도 이란의 준무기급 우라늄이 어디로 옮겨졌는지는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2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향후 몇 주간 그 (핵) 연료들에 대해 뭔가 조처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역량이 크게 후퇴했다면서 이란은 문제의 고농축 우라늄을 작동할 수 있는 무기로 만드는 데 사용할 장비를 더는 갖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했다고 NYT는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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