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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의 시한을 준다더니, 이틀 만에 이란 핵시설에 3만 파운드의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이 완전히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던 나탄즈와 포르도의 핵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이스파한의 핵시설도 미국 잠수함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피격당했습니다.

문제는 이란의 핵시설이 파괴되었는지가 아니라, 핵 프로그램을 복원해 또다시 가동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그 답은 핵무기 제조용인 순도 90%에 가까운, 이란이 지금까지 생산한 순도 60%의 농축 우라늄 약 400kg이 어디로 갔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오바마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란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 미국 고위 관리 리처드 네프는 "현재 우리가 본 것을 토대로 볼 때, 우리는 우라늄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조만간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미국의 공습으로 "핵 프로그램이 몇 달 이상 지연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습니다.

■미국 고위 관료들도 우라늄의 행방을 사실상 모른다고 인정했습니다.

미 부통령 JD 밴스는 ABC 방송 '디스위크'에서 "우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그 연료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그것이 우리가 이란과 대화할 것 중 하나"라고, 고농축 우라늄 원료의 행방에 대해 모른다는 것을 시인했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해당 우라늄은 9 ~ 10개의 원자 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이라면서도, 그 연료를 작동 가능한 무기로 전환할 수 있는 장비가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우라늄을 무기화할 가능성이 상당히 좌절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이동 시도 여부에 대해 "며칠 동안은 아무도 확실히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우라늄을 옮겼는지 의심스럽다"며 "(우라늄을 실었을 것으로 보이는) 트럭이 어딘가로 달리기 시작하는 순간 이스라엘이 보았고 목표로 삼아 제거했다"며 이란이 우라늄이 빼돌렸을 가능성을 낮게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란 정권 관계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농축 우라늄을 그 시설에 보관하고 있을 것이라는 건 매우 순진한 생각"이라고 단언합니다.
이란 포르도 핵시설 내부 출처:IAEA

■IAEA 사무총장 "자동차 10대 트렁크 분량 고농축 우라늄 옮겨졌을 것"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기 약 일주일 전에 유엔 사찰단이 이스파한에서 우라늄을 마지막으로 목격했다고 뉴욕타임스에 밝혔습니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 물질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해왔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이어 "자동차 10대의 트렁크에 들어갈 정도로 작은 특수통에 저장된 연료 비축분이 옮겨졌다는 뜻이냐"는 데이비드 생어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란 "핵능력 여전히 확고"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의 수석 고문인 알리 샴카니는 이란의 핵 능력은 여전히 확고하다고 말했습니다.

일주일 전 이스라엘의 1차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샴카니는 "핵시설이 파괴되더라도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며 "농축 물질, 지식, 정치적 의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고 X(옛 트위터)에 썼습니다.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은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지역의 터널에 보관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라늄은 일단 냉각되면 온수기와 유사한 대형 실린더에 분말 형태로 저장됩니다.

전체 비축량 8,400kg은 대부분 저농축 우라늄이지만, 이 가운데 400kg은 60%까지 농축된 고농축 우라늄입니다. 이란이 원한다면 며칠 내에 핵폭탄 몇 개에 필요한 충분한 핵분열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양입니다.

전문가들은 "만약 그들이 우라늄 전환 라인을 갖추고 있고, 포르도가 공격을 받기 전에 90%까지 농축할 수 있었다면, 그리고 8~9일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면, 90%의 우라늄으로 폭탄 두 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추정합니다. 가정이지만, 핵무기화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스라엘이 테헤란에 첫 폭격을 가한 이후 이란은 첨단 원심분리기가 은밀하게 설치된 숨겨진 장소로 비축분을 몰래 가져갈 대비를 하고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합니다.

포르도의 핵시설 2009, 2011, 2025년. 미국의 공습으로 구멍이 뚫린 흔적이 선명하다. 출처:막사 위성 사진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서 이란 전문가로 일했던 시마 샤인은 이란이 농축 물질을 옮겼다고 확신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에 말했습니다.

"그들은 어딘가에 충분한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으며, 언젠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도록 고급 원심분리기도 어딘가로 가져갔습니다."라고 샤인은 말했습니다. "미국인들이 뭐라고 말하든 이 프로그램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또 다른 관리는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 중 적어도 일부를 빼돌렸을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지난주 이스라엘이 최소 11명의 이란 핵 과학자를 암살한 이후 이란 정권은 "효율적이고 소형화된 핵무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제 이란이 빼돌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핵연료는 이란이 손에 쥔 몇 안 되는 핵 협상 카드 중 하나입니다. 미국 밴스 부통령이 말한 "미국이 이란과 대화할 것 중 하나"는 바로 고농축 우라늄의 행방과 처분에 관한 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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