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무더운 날씨를 보인 6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환승센터 건널목 위로 지열에 의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최혁 기자
지난해 아시아 평균 기온이 관측 사상 가장 높았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분석이 나왔다. WMO는 폭염, 빙하 유실, 극단적 강수 등 다양한 기상 재해가 기록적 수준에 달했으며, 이는 이미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WMO가 발표한 '2024년 아시아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평균 기온은 1991∼2020년 평균 기온보다 1.04도 높았다.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시아의 온난화 속도는 전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은 장기 폭염에 시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4월, 6월, 8월, 9월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평년 대비 각 2.8도, 1.3도, 2.8도, 4.2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4월, 7월, 10월)과 중국(4월, 5월, 8월, 9월, 11월)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달이 많았다.
해수면 온도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10년 해수면 온도는 연평균 0.24도 상승했다. 전 세계 평균인 연평균 0.13도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빙하 유실도 심각했다. 극심한 여름 더위와 겨울철 강설량 감소로, 히말라야 중부와 중국 북서부 톈산산맥에서는 대규모 빙하 24개 중 23개가 유실됐다. 특히 특히 톈산산맥 동쪽에 있는 우루무치 빙하 1호의 크기는 1959년 측정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후변화는 강수 패턴도 변화시켰다.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남아시아, 동아시아 전역에서 홍수와 가뭄 피해가 잇따랐다. 한국은 여름철 태풍과 호우로 평균 강수량보다 33% 높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6명의 인명 피해(사망 5명, 실종 1명)와 3900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 3만7000㏊(헥타르)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