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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각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윤석열 정부 인사 중에선 유일하게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유임했다. 집권당이 교체됐는데도 이전 정부 인사가 그대로 기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보수·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써 판단하겠다는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인 실용주의에 기반한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2023년 최초의 여성 농식품부 장관으로 임명돼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통과시킨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 관련 4개 법안을 ‘농망 4법’이라고 비판하며 거부권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가 유임된 배경은 양곡법 개정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농정에 대한 실무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국정기획위원회 관계자는 “농식품부가 논에 콩 같은 다른 작물 재배를 늘리는 방식으로 쌀 생산을 축소하는 대안을 제시하며, 이 대통령의 양곡법 개정 공약에 대한 이행 방안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했다”고 전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 과잉 공급으로 가격이 내려가면 정부가 남는 쌀을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인데, 앞서 농식품부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회 양곡법 개정 논의에선 기존의 정부 의무매입 조항을 ‘조건부 의무매입’으로 완화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벼 재배면적 감축 목표가 달성됐는데도 초과 생산으로 쌀값이 하락할 때’ 정부가 매입하도록 한 것(민주당 문대림 의원)이 대표적이다.

농식품부 내부에서는 “평소 송 장관의 업무 능력과 통합을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일했다고 하더라도 계엄이나 내란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적이 없고, 본인의 소신을 갖고 활동해 왔으며, 이재명 정부의 가치와 지향에 동의해서 열심히 활동할 분이라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이날 “유임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의 변화와 농촌 소멸 등 현안에 연속성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자세로 새 정부 농정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그동안 쟁점이 됐던 정책이나 법안 등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부의 국정 철학에 맞춰 적극적으로 재검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국회에 출석해 ‘장관이 된 것이 후회되냐’는 물음에 “많이 후회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당시 송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과 관련해 “요새 뉴스를 안 본다”고 하며 정치적 혼란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정부가 교체된 뒤에도 장관이 유임된 사례는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 내정자가 사퇴하면서 전임 이명박 정부의 김관진 장관이 임무를 계속 수행한 적이 있었다. 이번 유임으로 농식품부 장관에 대한 별도의 인사청문 과정은 없을 전망이다.

송 장관은 1967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 서울대 행정학 박사를 졸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선임연구위원을 지낸 도농 균형 발전 전문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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