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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국방부 브리핑서 트럼프 칭송
"시그널 게이트로 잃었던 신뢰 다시 찾아"
작전 논의 과정에선 케인·쿠릴라에 의지
피트 헤그세스(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댄 케인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22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국방부에서 미국의 이란 공습 작전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핵 시설 폭격 작전 수행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국방부의 핵심 세력 두 축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내외 '퍼포먼스'를 담당하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한 축, 그리고 실제로 군사 작전을 수립하고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또 다른 축이다.

미국 CNN방송은 2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서 진행된 헤그세스 장관과 케인 합참의장의 언론 브리핑 장면에서 이란 공습 작전 '미드나이트 해머'의 핵심 설계자 두 사람의 '스타일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헤그세스 장관이 이미지를 만드는 데 공을 들인다면, 케인 합참의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식이다.

정장 상의에 성조기 문양 포켓 스퀘어(상의 주머니에 꽂는 손수건)를 꽂은 채 브리핑에 등장한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계획한 작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성공이었다"며 "많은 대통령들이 이란 핵 계획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걸 꿈꿨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오기 전까진 아무도 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면 전 세계가 귀 기울여 들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댄 케인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22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에서 열린 미국의 대이란 공습 작전 브리핑에 참석해 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반면 군복을 입고 등장한 케인 합참의장은 이번 작전의 구체적인 내용과 경과를 언론에 "냉정하고 꼼꼼하게"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다. 작전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피해 상황이 어떤지 언급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CNN은 "무대 연출을 중요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앵커 출신 헤그세스 장관을 앞세우면서, 막후에서는 케인 합참의장을 신뢰하며 중요한 결정들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사실 최근 이란 문제 대응 과정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믿고 의지하는 참모진에서 제외됐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소령 출신 헤그세스 장관보다는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4성 장군인 케인 합참의장과 마이클 쿠릴라 미 중부사령관에 훨씬 의지하며 작전을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케인 합참의장과 쿠릴라 사령관의 영향력이 헤그세스 장관을 능가했다는 말도 나왔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22일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국방부에서 미국의 대이란 공습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그의 정장 상의에는 성조기 문양의 포켓 스퀘어가 꽂혀 있다. 알링턴=AFP 연합뉴스


전문성뿐 아니라 신뢰도 면에서도 헤그세스 장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올해 3월 채팅앱에 언론인을 실수로 초대해 예멘 후티 반군 공습 관련 군사 기밀을 누설한 '시그널 게이트'가 터지는 과정에서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연루됐기 때문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옹호했지만, 동시에 "그가 곧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언짢은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헤그세스 장관은 해외에서의 미군 개입 확대에 반대하던 기존 입장을 뒤집어 케인 합참의장과 쿠릴라 사령관 의견에 동조하는 등 참모진 내부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이란 작전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자주 브리핑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결국 최종 공습 진행 승인을 받아낸 것도 헤그세스 장관이었다. 작전 설명 브리핑 때 가장 앞에 내세울 만큼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백악관 내부 관계자는 CNN에 "헤그세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기쁘게 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며 "결국 대통령이 무엇인가를 원하거나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끼면 그는 기꺼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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