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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전날 이란 핵 시설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반격하려는 이란을 향해 ‘정권 교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JD 밴스 부통령(왼쪽)이 지난 21일 워싱턴 DC의 백악관 상황실에서 이란 공습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공격을 받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나온 뒤 첫 공식 반응을 통해 “시오니스트 적(이스라엘 지칭)은 응징을 당해야 한다”며 대응을 예고하며 맞섰다.



“정권교체 없다”는 입장 뒤집은 트럼프


전날 TV연설을 통해 이란의 핵 시설이 위치한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공습에 대한 성과를 과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소셜미디어(SNS)에 “핵 시설에 대한 피해는 ‘기념비적’이라고 한다”며 “타격은 강력하고 정확했으며 우리 군이 대단한 기술을 보여줬다”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을 완료한 뒤 백악관에서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작전이 성공했다는 입장을 직접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메네이 정권의 교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정권 교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도 “현재 이란 정권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ake Iran Great Again) 만들 수 없다면 왜 정권 교체가 없겠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말미엔 자신의 선거 구호에서 미국을 이란으로 바꾼 ‘미가(MIGA)’라는 말을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나오기 전까지 핵심 참모들은 한 목소리로 “정권 교체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의 반발에 따른 확전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란이 기존 협상에서 트럼프를 가지고 놀아”


실제 앞서 나온 참모들의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소 차이가 났다.

신재민 기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번 공습이 “이란 병력이나 국민을 겨냥하지 않았다”며 전면전이 아닌 핵시설에 대한 ‘핀셋 제거 작전’의 성격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공개 및 비공개 메시지를 이란에 직접 전달하며 (대화)테이블로 올 모든 기회를 주고 있다”며 대화 국면이 열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내일부터라도 바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를 언급했지만, 향후 기대하는 협상은 성격은 과거와 성격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그간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지고 놀려고 했다”며 기존의 협상이 핵 개발 시간을 벌기 위한 사실상의 위장 평화 전술의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정권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이란이 계속해서 핵무기 보유국이 되고자 한다면 난 그게 정권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 정말로 생각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B-2 폭격기가 22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을 마치고 미국 화이트맨 공군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면서 이번 공습은 이란뿐만 아니라 미국의 다른 적들에게도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내포됐다고 강조했다. 위장 평화 전술과 핵 개발을 병행했던 북한도 예외가 되지 않을 거란 의미로 해석된다.



밴스 부통령 “호르무즈 봉쇄는 자살 행위”


핵심 참모들은 헤메네이 정권을 자극하는데 신경을 쓰면서도 이란 의회가 공습 직후 미국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한 것에 대해선 특히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유조선이 이란이 사실상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JD밴스 부통령은 이날 ABC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이 아닌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전쟁을 하고 있다”며 “이란의 정권 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군사 분쟁의 장기화를 걱정하고 있다”며 “(이번 공습은)핵 프로그램 파괴를 위해 매우 좁고 제한적 접근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해선 강한 어조로 이란을 압박했다. 그는 “우리의 가장 큰 레드라인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이라면서도 “그것(해협 봉쇄는)은 전혀 말이 안 된고 이란인의 입장에선 자살 행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어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똑똑한 길’을 선택하기를 바란다”며 “만약 이란이 우리 장병을 공격하거나 핵무기를 계속 만들기로 결정한다면 압도적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막히면 에너지 공급망 타격


이란 의회는 이날 미국의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 보도에 따르면 의회 국가안보위원장 에스마일 쿠사리는 이같이 전하며 “최종 결정권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있다”고 밝혔다.

김경진 기자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3㎞인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입구로 걸프 산유국, 이란, 이라크의 주요 원유와 가스 수송로다.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 통제될 경우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충격을 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나친 자극이 실제 해협 봉쇄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대방 유조선과 상선에 대한 공격과 기뢰 설치 등으로 이곳의 통항이 위협받았던 적이 있지만 이란이 이를 전면 봉쇄한 적은 없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AFP=연합뉴스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시오니스트 적(통상 이스라엘 지칭)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엄청난 범죄를 자행했다”며 “응징당해야 하고 지금 응징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핵시설 공습 후 나온 하메네이의 첫 공식 반응으로, 미국이나 호르무즈 해협 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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