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원 사퇴는 출범 이후 처음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정치행정분과 검찰청 업무보고에 참석해 대검찰청 관계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정부 국정기획위원회 분과위원인 A교수가 위원직에서 사퇴했다. 긴급한 가정사가 발생했다는 것이 사퇴 이유다. 국정기획위원이 사퇴한 것은 출범 이후 처음이다.
23일 국정기획위에 따르면 A교수는 최근 국정기획위 분과위원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정기획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퇴 이유는 개인적인 사유”라고 말했다.
A교수는 국정기획위원 임명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인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을 맡은 전력이 밝혀지며 논란이 됐다(
본보 6월 18일자 4면 참조). A교수는 윤석열정부에서 정부 부처 장관 물망에도 올랐고, 인수위원 임기가 끝난 뒤에는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 외부 자문위원을 맡아 전 정부 지방자치·지역균형 정책 연구, 중앙·지방정부 자문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에 국정기획위 안팎에서 A교수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이견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내란을 일으킨 정부에서 일임을 담당한 인사를 내란 종식이 목표인 정부 국정기획위원으로 임명한 데 대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A교수가 민주당 중진 의원과 친분이 있어 추천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됐다.
A교수는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국민일보에 “모 학회장 자격으로 인수위에 참여했을 뿐, 특정 정당 캠프에서 일한 적도 없다”며 “단지 인수위에 있었다는 이유로 인선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이데올로기적 공세”라고 반박한 바 있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도 “이재명 대통령은 전 정부 장관들과 국무회의도 진행한다”며 “능력과 실용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개인적인 사유로 인해 분과위원직을 내려놓게 됐다. 한 국정기획위원은 “전 정부 당시 인수위원을 맡았던 전력 등이 사퇴 결심에 작용했는지는 모르겠다”며 “묘하게 사퇴 시점이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A교수는 국민일보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보도된 내용과는 무관한 가정사로 사퇴했다”며 “미국에 있는 가족에 예기치 못한 안 좋은 일이 생겨 급하게 출국한다”고 밝혔다.
국정기획위는 사퇴한 A교수의 공백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추가 분과위원 선임 없이 운영될 수도 있다고 한다. 한 국정기획위원은 “전문위원·자문위원단에 관련 분야 전문가가 대거 임명된 상태고, 국정기획위원들이 열의를 갖고 임하고 있어 해당 자리를 채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이동환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