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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시점 ‘전광석화’ 타격
우크라·가자전쟁 휴전 지지부진 속
중동 화약고 뛰어드는 ‘도박’ 감행
미군 B-2 스텔스 폭격기가 훈련 비행에서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을 투하하는 모습. 미국 미주리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18시간 동안 공중 급유를 받으며 비행한 B-2 폭격기 6대는 21일(현지시간) 이란 포르도 핵시설에 대당 2발씩 모두 12발의 GBU-57을 투하했다. 뉴시스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은 21일(현지시간) 예상치 못한 시점에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2주간의 협상 시한을 부여한 지 불과 이틀 만에 기습을 단행한 배경에는 협상으로는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 이스라엘의 강력한 요청 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가 중동의 화약고에 직접 뛰어드는 ‘정치적 도박’을 감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군의 군사 작전 조짐은 이날 오전부터 감지됐다. 미국 언론들은 미군의 B-2 폭격기 6대가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태평양 상공을 가로질러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트럼프가 골프를 즐기던 평소와 달리 주말인데도 백악관으로 복귀해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 언론들은 군사 작전이 임박한 것이 아니라며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백악관으로 복귀한 지 얼마 뒤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폭격 사실을 알렸다. 미국의 참전을 대통령이 직접, 가장 먼저 알린 것이다. 트럼프는 “40년 동안 이란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을 외쳐 왔다. 그들은 도로변 폭탄으로 우리 국민의 팔과 다리를 날려버리며 사람들을 죽여 왔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고질적인 안보 위협임을 부각시켜 이번 공습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스라엘도 이란의 포르도 산악지대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선 미국의 폭격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지원을 강력히 요청해 왔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라는 중동의 핵심 지정학적 위기에 직접 뛰어들 경우 위험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트럼프는 핵시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참전을 선택했다. 트럼프는 이번 공습 이후에도 추가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트럼프가 이번 군사 작전을 “눈부신 성공”이라고 자평했지만 이번 공습으로 중동 정세는 더욱 위험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미국의 이란 본토에 대한 군사 작전은 1979년 이란 혁명 때 이후 처음이다.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 미국 대통령들은 이란과 직접적·공개적 충돌을 자제해 왔지만 트럼프는 사실상 전쟁을 시작했다.

중동에 배치돼 있는 미군 4만여명이 이란의 1차적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 미국 국내 반발도 예상된다. 트럼프가 외국의 전쟁에 미군을 보내지 않겠다고 공약해온 터라 강성 지지층 일부는 이란 공격 검토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왔다. 잭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것은 트럼프의 엄청난 도박이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취임 즉시 끝내겠다고 한 가자지구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란 전쟁에까지 참전하면서 트럼프가 개입해야 하는 전쟁은 ‘3개’로 늘어나게 됐다.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의 외교 정책이 다시 한번 중대 분수령을 맞은 셈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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