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5인 미만 사업장 다수 규정 미준수
2020년 이후 편의점 기소 의견 69건
“72년 된 법,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게티이미지뱅크

편의점을 비롯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휴게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관련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에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현행법이 제정된 이후 72년 동안 바뀌지 않은 점도 문제다. 복잡다단한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국민일보가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4월까지 편의점 4사에서 근로기준법 54조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 송치된 사건은 총 69건에 이른다. CU 28건, GS25 20건, 세븐일레븐 17건, 이마트24 4건 순이다. 진정 건수는 148건, 고소·고발 건수는 24건이다. 기타간이음식점업에서도 172건의 신고(진정·고소·고발) 사건이 발생했다. 기소 의견 송치 건수는 41건이다. 5년간 3건 이상 신고가 접수된 브랜드는 교촌치킨,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동대문엽기떡볶이, 왕가탕후루 등이다. 실제 법 위반 사례는 신고 건수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근로기준법 제54조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 30분 이상, 8시간이면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부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휴게시간은 ‘업무와 상관없이’ 온전히 쉴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영세 사업장에선 별도의 점심시간이 주어지지 않거나, 근로자들이 스스로 근무 도중 틈을 내 쉬는 풍토가 조성돼 있다.

실효성의 한계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국내 주요 편의점들은 가맹계약을 맺으면서 점주들에게 표준계약서를 제공하고 점주들이 직원들의 휴게시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일이 점포를 관리·감독하기엔 한계가 있다.

근로자들은 휴게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일이 많다고 토로한다. 근무 교대자가 없다면 사실상 휴게시간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막상 쉬기엔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경기도 성남에서 하루 7시간 이상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모(24)씨는 “휴게시간이 제공된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정해진 시간에 온전히 쉰 적은 없다”며 “손님이 계속 오기 때문에 식사도 눈치껏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현실적으로 법을 준수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휴게시간을 일일이 다 보장하려면 추가 노동력이 필요하다. 서울의 한 편의점주는 “휴게시간 때문에 4시간 미만으로 일할 사람만 고를 수도 없는 일”이라며 “업장 규모나 수입을 생각하면 가혹하다”고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근로기준법은 1953년 제정됐는데, 휴게시간 관련 법 조항은 당시 산업 구조에 따라 만들어졌다. 무려 72년이 지난 시점에 다양한 산업군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적잖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업무 중 휴식은 당연히 지켜져야 할 권리지만 업종별 근무의 긴장도와 난이도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법 개정을 통해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제도가 안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50868 [오늘의 날씨] 내륙 낮 최고 30도 안팎…제주는 밤부터 비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67 '해결사'냐 '전쟁광'이냐… 이란 대응에 달린 트럼프의 운명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66 李대통령, 중동 정세 악화에 나토 불참…한미정상회담은 과제로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65 "우리 아기 아프다냥"…아픈 새끼 살리려 직접 동물병원 찾은 길냥이 '뭉클'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64 "미끼로 쓴 B-2 폭격기 있었다"…이란 공습 '한밤 해머' 막전막후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63 팬데믹 끝났지만 일손 안 돌아왔다…호텔 현장 속앓이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62 이란 의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결…美에 보복 나섰다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61 [美 이란 공격] 유엔 총장 "보복의 수렁에 빠져들 위험…외교가 승리해야"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60 "부모도 포기한 상태"…PC방서 초등생 괴롭힌 중학생들, 침 뱉고 라이터 위협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59 나토 정상회의 앞 GDP 5% 국방비 합의…스페인은 '면제' 주장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58 "100달러에 트럼프 얼굴 넣자"…쏟아지는 '트럼프 찬양 법안' 살펴보니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57 머스크 "로보택시 오스틴서 오후 출시…요금 4.2달러 정액"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56 야당, ‘김민석 논란’ 꺼내자…이 대통령 “본인 해명 지켜봐야”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55 백두산 생수 1조어치 팔았다…농심 “백산수 중국 공략 강화”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54 105분간 ‘오색 국수’ 놓고 격의 없는 대화···이 대통령 “최대한 자주 보자”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53 내란특검 ‘1호 기소’ 김용현 내일 재구속 기로···‘기소 정당성’ 반발 계속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52 수사 대상만 16개 김건희 특검…“중점? 아직 못 정해…차차 정할 것”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51 李대통령, 나토회의 참석않기로…"국내현안·중동정세 고려"(종합)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50 "출소하면 떵떵거리며 살 듯"…여친한테 100억 사기친 20대, 70억은 어디에? new 랭크뉴스 2025.06.23
50849 밴스 부통령 “이란 핵무기 개발 상당히 지연···정권교체 원치 않아” new 랭크뉴스 2025.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