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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핵시설 공격] ■ 이란 방심 노린 기습작전
2주 시한 이틀 만에 '기습 공격'
이란 핵 최후보루 3곳 동시 타격
토마호크 미사일 30발도 퍼부어
이란 "핵심장비들 사전에 옮겨놔
핵 활동 앞으로도 중단 없다" 반박
2024년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 기지에서 열린 에어쇼에 등장한 미국 공군 B-2 스피릿 폭격기. 로이터 연합뉴스

[서울경제]

“Fordow is gone(포르도는 끝장 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며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와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고 밝혔다.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갖고 이란 현지 시간으로 22일 일요일 새벽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 폭탄을 동원해 이란 핵시설 세 곳을 정밀 공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방공망이 무력화된 틈을 노린 기습 공격이었다.

핵심 타깃은 이란 핵개발의 심장으로 불리는 포르도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포르도 핵시설에는 초대형 관통 폭탄(MOP) GBU-57 12발이, 나탄즈 핵시설에는 2발 투하됐다. 지하 수십 m의 콘크리트와 암반을 뚫고 목표 지점을 파괴하도록 설계된 이 폭탄이 실전에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폭탄을 실어 나른 것은 미 공군의 전략무기 B-2 스텔스 폭격기다. 날개 길이 52.4m, 기체 길이 21m에 달하는 이 폭격기는 스텔스 기능 덕분에 레이더에 비둘기 크기로 포착돼 ‘유령 폭격기’로도 불린다. 한 대당 GBU-57을 2기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미국의 핵 억지력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미국이 보유한 B-2는 총 19대로 이 중 7대가 이번 작전에 동원됐다.



미 본토 미주리주에서 출격한 6대의 B-2 폭격기는 수차례 공중 급유를 반복하며 약 37시간 동안 논스톱으로 이란 상공까지 날아와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습 직전에 CNN 등 미 언론들이 이 B-2 편대가 서쪽으로 향해 괌으로 이동 중이라고 보도했으나 실제로는 동쪽, 즉 이란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언론 보도를 역이용해 작전 보안을 유지한 전형적인 기만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B-2에서 투하된 GBU-57은 지하 깊숙한 콘크리트와 암반층을 관통한 뒤 내부에서 폭발했다. 특히 최신 개량형에는 지하 구조를 감지해 최적 위치에서 자동 폭발하는 ‘스마트 퓨즈’가 탑재돼 지하 깊숙한 곳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르도의 핵심 농축시설이 지하 80~90m 깊이에 위치해 있는 만큼 단일 타격으로는 부족해 다수의 폭탄이 투입됐다는 평가다.

이번 작전은 포르도에 그치지 않았다. 나탄즈와 이스파한 핵시설에도 벙커버스터 2발과 토마호크 미사일 30발이 동시에 투하됐다. 토마호크는 미군 오하이오급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며 미 국방부는 발사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이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포르도를 정밀 타격한 것은 이곳이 이란 핵개발의 ‘심장부’로 여겨지는 상징성과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곰주(州) 산악지대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포르도는 2000년대 초 군사시설로 조성됐다. 위성사진에는 지하 터널 5개, 환기구, 대형 지상 구조물 등이 드러나지만 실제 핵심 시설은 지하 80~90m 아래에 숨겨져 있다. 이란은 2000년대 초반 포르도를 건설하며 1981년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가 이스라엘의 전투기 공습으로 파괴된 사례를 참고했다고 알려졌다. 이라크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은 이란은 핵심 원심분리기를 지하 깊숙한 곳에 배치했다.

앞서 CNN 등은 이 시설이 이스라엘이 보유한 재래식 무기로는 타격이 불가능하며 GBU-57만이 유일한 공습 수단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을 선제 공격하며 포르도에 공습을 시도했지만 IAEA는 “실질적 손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란이 2009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해당 핵시설의 존재를 신고하면서 “나탄즈의 예비 시설”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무기급 우라늄 생산의 주력 기지로 활용돼왔다.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포르도에 60% 농축 우라늄이 비축돼 있다며 이는 단 3주 만에 무기급(90%) 농축우라늄 233㎏, 즉 핵무기 9기 분량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제거됐다”고 선언했지만 이란은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란 원자력청(AEOI)은 22일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이 공격받았지만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핵심 장비를 사전에 옮겨놓았다고 주장했다. 이란 국회의장 보좌관도 “며칠 전부터 포르도 공격을 예상하고 대비했다”고 전했으며 모하마드 마난 라이시 의원도 “피해는 지상에 국한돼 복구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란 당국은 “방사능 유출 흔적도 없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걸프 해역에서 “방사능 영향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무력화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당시 이란 핵 협상에 참여했던 리처드 네퓨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추가 시설이나 저장소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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