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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전 대행 22일 북토크 연사로
"김장하 선생, 중심부 콤플렉스 없어"
"사회통합은 대통령 아닌 국회가 해야"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어른 김장하의 씨앗'을 주제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북토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지성, 무경험, 무소신을 극복하기 위해서 책을 읽습니다. 판사는 매일 고민의 연속인데, 책을 읽어보면 누군가, 언젠가 했던 고민이라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서울국제도서전 폐막일인 22일 서울 강남 코엑스 행사장에 등판했다. 그를 후원한 경남 진주시의 유명한 독지가 김장하 선생을 조명한 책 '줬으면 그만이지' 북토크에 연사로 참석했다. 강연 정원 80명은 일찌감치 예약이 마감됐고, 미처 예약하지 못한 사람들은 강연장을 빙 둘러싸고 1시간 넘는 강연 내내 자리를 지켰다.

문형배 "어떻게 책을 안 읽을 수 있냐"



문 전 대행은 강연 처음부터 소문난 다독가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그는 개인 블로그에 올린 약 1,600개의 글 중에 약 1,500개가 독후감일 정도로, 책을 즐겨 읽고 밑줄 그은 부분을 꼼꼼히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신변을 비관해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중국 작가 탄줘잉의 에세이집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를 건넨 일화도 유명하다.

그는 이날 "습관이 들면 책을 읽지 않는 게 더 어렵다"며
"사람들이 저한테 책을 어떻게 그렇게 많이 읽냐고 물어보는데, 그러면 저는 책을 어떻게 그렇게 안 읽을 수 있냐고 묻는다"
고 말해 관중의 공감을 끌어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어른 김장하의 씨앗'을 주제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북토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행은 김장하 선생에 대해
"김장하 선생은 보수와 진보가 모두 존경하는 삶을 사셨다"며 "변방에 살면서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 했다. 문 전 대행 역시 대학 생활 때와 헌법재판관 재임 시절을 제외한 대부분을 부산과 경남 지역에 있었다.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라는 사회자(강재호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질문에 "저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갔고, 젊은 세대가 자신의 삶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여기서 더 발전하려면 서울 중심의 사고를 버리고 지역에 기반한 다양성을 토대로 창의성을 일으켜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어 관객석을 향해 "서울 시민 여러분의 창의성은 끝났습니다"라고 말해 강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부산에 거주하는 그는 "해양수산부 이전하면 큰일 날 것처럼 하는데 부산도 사람이 살 만하다"라고도 했다.

문 전 대행은 이날 강연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수결이 아니다"라며 "관용과 자제가 핵심"
이라고 했다. 그는 관용은 경쟁하는 상대 정당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고, 자제는 권력 행사의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것을 담보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통합은 대통령이 하는 게 아니라 국회가 하는 것"
인데
"다들 대통령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고 국회의 기능을 강조했다.

원점으로 돌아간 의대 정원 증원 문제에 대해 그는 "관용과 자제의 자세로 상대를 대했다면 지금쯤 의대 정원이 500명은 늘어났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국회에서 경쟁하는 정당들이 대화하고, 타협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라고 당부했다.

15만 명 역대급 흥행 기록한 서울국제도서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 '2025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8~22일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은 닷새간 15만 명 이상이 다녀가면서 성황리에 끝났다.
15만 장의 도서전 티켓이 개막 일주일 전 조기 매진돼 흥행을 예고했다. 소설가 윤성희, 김애란, 김호연, 천선란, 정보라, 손원평, 김초엽, 김금희, 장강명, 정대건 등 국내 유명 작가가 총출동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 이세돌 전 프로 바둑기사, 박찬욱 영화감독, 유현준 건축가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대중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과제도 남았다. 올해부터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도서전이 주식회사로 전환되면서 일부 주주들에 의해 사유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식회사 전환을 백지화하고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출판업계의 반발도 거세다. 도서전 운영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사전 예매 단계에서 입장권이 매진돼 현장에서 아예 표를 구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도서전 측은 "최소한 평일에는 현장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모든 가능성을 다 고려하지 못하고 실망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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