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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핵시설 공습 사실을 확인하는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내 핵 시설 3곳(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의 타격 사실을 밝히며 이렇게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름까지 콕 집어 말할 정도로 포르도는 이번 미국 공습의 핵심 타깃이다. 지난 13일 기습 공격을 개시한 이스라엘도 포르도를 작전의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이곳에 이란의 고농도 농축 우라늄이 대량으로 보관돼 있기 때문이다. 미 싱크탱크 국제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에 따르면 포르도엔 60% 농도의 우라늄 408kg이 보관돼 있다. 우라늄 농축을 위해 필요한 원심분리기도 갖추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최근 포르도에서 약 2700대의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19일 위성사진 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이란 포르도 핵시설 모습. AFP=연합뉴스
ISIS는 이를 바탕으로 이란이 핵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인 90% 농축우라늄 233㎏을 단 3주 만에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 핵무기 9기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핵무기 1기 생산에 필요한 25㎏의 90% 농축우라늄은 이틀 만에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포르도가 ‘이란의 지하 핵 심장’으로 떠오른 이유다.

신재민 기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문가들은 포르도 타격이 이란 공격 작전의 전부이자 끝이라고 평가한다”며 “포르도를 무력화해야 이란의 핵 능력을 해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브렛 맥거크 전 백악관 중동조정관도 “포르도를 놔둔다면 (이란의) 핵무기 물질 생산 능력은 제거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핵 시설이 타격돼도 핵물질만 갖고 있다면 다른 곳에서 핵무기를 곧바로 만들 수 있어서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160㎞, 이슬람 시아파 성지 곰에서 32㎞ 떨어진 산악 마을이 이란 핵 개발의 최후 보루로 변신을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애초에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군사 시설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2002년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가 노출되자 이란은 대안으로 포르도를 점찍고 핵시설 건설에 나선다. IAEA 분석과 위성 사진 등에 따르면 포르도에선 2002년부터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2009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정보기관에 존재가 공개된 뒤에야 IAEA에 포르도의 존재를 인정한다.

지난 2024년 11월 이란 포르도 핵 시설을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왼쪽에서 2번째)이 이란 외교부와 이란원자력기구 관계자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포르도 핵 시설은 2015년 7월 미국 등 6개국과 맺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연구용으로만 제한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JCPOA탈퇴 후 우라늄 생산이 재개됐다. 이란은 2021년 이후 이곳에서 농도 20% 이상, 최근에는 무기급에 근접한 60%까지 농축 우라늄을 생산해왔다. 2023년에는 83.7%까지 농축된 우라늄이 발견되기도 했다.

깊은 산악지대 지하에 건설된 포르도는 난공불락의 요새란 평가를 받아 왔다. 단단한 암반 아래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건설돼 이스라엘이 보유한 공습 무기로는 파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많다. 위성 사진으로 포착되는 포르도 시설의 겉모습은 지하로 들어가는 5개의 터널과 은밀하게 설치된 환기구, 그리고 대형 지원 구조물 정도다. CNN은 터널을 통해 들어가면 지하 80∼90m 깊이에 ‘메인 홀’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일주일 넘게 공격을 지속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포르도타격만큼은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속해서 호소해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GPS 유도가 가능한 초강력 벙커버스터 GBU-57 폭탄 12개를 포르도에 투하하는 작전을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전체 폭탄 탑재량을 투하했다”며 “포르도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김영옥 기자
한편 미국이 이번에 공격한 또 다른 지역인 나탄즈는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과 지상 핵연료 농축시설이 있다. 약 5만기의 원심분리기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갖고 있다. 지하에서는 원심분리기 1만1000기로 순도 5% 수준의 발전용 우라늄을, 지상에서는 원심분리기 수백기로 무기급에 가까운 순도 60%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파한에도 핵무기 생산을 곧바로 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은 이스파한의 원심분리기, 농축우라늄 제조 시설 등을 공격했지만, 지하 시설엔 핵무기 생산이 가능한 우라늄이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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