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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을 밝히고 있다. 뒤에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배석해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공습에 외신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9일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앞으로 2주 안에 (공격을) 진행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2주 안에’(within 2 weeks)라고 했기 때문에 이틀 만에 이란에 전격적인 공습을 하더라도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외신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근거로 미국과 이란, 이스라엘이 2주간의 외교적 교섭 시간을 둘 것으로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에도 “난 이란에 시간을 주고 있다. 2주가 최대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격적인 공습으로 BBC 등 외신은 “2주가 이틀이 됐다”고 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공습을 결단하게 된 배경으로는 우선 이란의 태도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핵포기를 거부하며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속되는 한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란은 현재 순도 60%의 농축 우라늄을 408㎏ 보유하고 있다. 이 정도면 3주 안에 핵무기 9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또 애초에 ‘2주 안에’라는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막작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의 대표적인 친트럼프 언론인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2주안의’ 결정을 말해 마치 공습을 유예하는 인상을 줬다”며 여기에 미 공군의 B-2 폭격기를 출격해 “전략적인 기만작전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신재민 기자

벙커버스터 폭탄을 실을 수 있는 B-2 폭격기가 21일 미국 본토 미주리주에서 괌을 향해 출격한 정황이 포착됐는데, 경로를 따져보면 22일 오후까지는 이란에 도착하기 어려울 것으로 계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실제로는 21일 밤 늦게 이란 핵시설에 전격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유대인과 이스라엘에 친화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성향이 한몫했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큰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는 유대인으로, 이방카 트럼프는 유대교로 개종해 유대 전통에 따라 자녀를 키우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미국의 공습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중동과 그 너머를 번영과 평화의 미래로 이끌 수 있는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1기 때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하다 사이가 틀어진 존 볼턴의 예상은 어긋나게 됐다. 볼턴은 트럼프가 이란에 ‘2주’의 시간을 꺼내자 “안보에서도 겁 먹고 도망가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순간’이 나타난 것”이라며 “트럼프의 패턴을 잘 아는 이란은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위성사진에 찍힌 이란 포르도 핵시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이날 공습으로 이란 핵문제에 대한 평화적인 수습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란 입장에선 어떤 식으로든 미국에 대한 보복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CNN 등에선 “사이버 공격, 미국에 대한 테러 등 비정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지층의 분열도 트럼프 대통령의 앞에 놓인 고민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며 가급적 해외 분쟁에 끼어들지 않고, 국내 현안과 경제 건설에 집중하겠다는 공약으로 집권했다. 미국이 개입할 때마다 수렁에 빠진 중동 분쟁에 다시금 발을 들여놓게된 상황인만큼 지지층의 분열도 각오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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