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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란 핵 시설 폭격에 GBU-57/B 사용 보도 잇달아
2019년 5월 미국 뉴멕시코 화이트 샌즈 미사일 실험장에서 미 공군의 비(B)-2 스텔스 폭격기가 벙커 버스터 폭탄(GBU-57 MOP)을 투하하는 모습. 출처 유튜브 Ultimate Military Channel

미국이 이란 핵 시설 공격에 ‘벙커 버스터’로 불리는 GBU-57/B를 사용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 보도가 맞는다면 실전 사용은 사상 처음이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 미 국방부 작전 시험 및 평가(DOT&E) 보고서, 미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보도 등을 통해 GBU-57/B 성능을 알아봤다.

벙커 버스터는 공중 투하 뒤 지표면을 뚫고 들어가 사전에 설정한 깊이가 되면 탄두가 폭발하도록 설계된 초대형 관통 폭탄(MOP)을 말한다. 지하에 숨겨진 벙커 등 군 시설 등을 파괴하는 용도다.

미 공군은 2004년 산악 지대에 있는 핵 시설 공격을 위한 벙커 버스터 설계에 들어갔다. 미 보잉이 제작한 GBU-57/B는 현존하는 최대·최고 성능의 벙커 버스터다. 무게 13.6t, 길이 6.2m(직경 0.8m)로 내부에 고성능 폭약 2.4t이 실려 있다. 너무 무거워서 미 공군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만이 운반·투하할 수 있다. 이마저도 2발을 탑재하는 것이 최대치다. “미국 무기고에서 가장 무거운 재래식 무기”(워싱턴포스트), “스쿨버스만큼 무겁다”(뉴욕타임스)는 평가가 나온다.

GBU-57/B는 13t이 넘는 무게로 초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낙하하는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콘크리트·흙·암반을 관통한다. 지면 충돌 시 특수 고성능 합금으로 만들어진 원추형 탄두 케이스가 폭탄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시켜 목표 깊이까지 도달하게 돕는다.

이 폭탄은 흙과 암반 등 일반적 지층의 경우 최대 61m 깊이까지 뚫고 들어간 뒤 폭발하는 능력을 갖췄다. 뉴욕타임스는 보고서 등을 인용해 “받침대를 제외한 자유의 여신상 높이가 46m인데, GBU-57/B는 건물 기초공사용 콘크리트의 경우 61m, 고강도 콘크리트의 경우 7.6m까지 관통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번에 미군이 폭격한 이란 포르도 핵 시설의 경우 산 표면에서 80∼100m 깊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폭탄 하나로는 핵 시설에 도달하기 충분치 않기 때문에, 같은 지점에 여러 차례 폭격해야 한다”고 했다. 때린 곳을 계속 때려 폭탄 하나로는 도달할 수 없는 깊은 곳까지 타격하는 방식이다. 실제 미군은 이번 폭격에서 포르도 핵 시설에 최소 6개의 벙커 버스터를 투하했다고 한다. GBU-57/B는 지피에스(GPS) 장치로 정밀 유도되기 때문에 같은 지점을 연속으로 폭격할 수 있다. 또 목표 시설이 있는 깊이에 도달하면 탄두가 폭발(지연신관)하도록 사전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존에 알려진 최대 관통 깊이는 61m이지만, 20년간 개량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관통 성능이 더 커졌을 수 있다는 군사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그간 이란이 벙커 버스터에 대비해 강도가 더 센 콘크리트 기술을 연구해 왔다고 전하며 “이란이 핵 시설에 어떤 종류의 콘크리트를 사용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번 벙커 버스터 폭격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 이란은 “이란 핵 시설을 완전 제거했다”는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표에 대해 “피해는 지상 부분에 국한됐다”고 밝혔다.

한국에는 이와 유사한 무기로 현무-5가 있다. 탄두 중량이 8t에 달해 세계 최대 수준의 초고위력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다. 파괴력이 워낙 강력해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이 미사일은 지하 100m에 있는 북한 전쟁지휘시설, 지하 미사일 기지 등을 파괴하는 수단으로 개발됐다. 지하 수백m까지 관통·파괴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미국 미주리 위트먼 공군기지에서 수송 중인 벙커버스터 폭탄인 GBU-57. AP 연합뉴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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