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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광장’, 인기 웹툰 원작 기반
소지섭 복귀작으로도 큰 화제
‘광장’ 상징성 사라지고 인물 특징도 희석
최성은 감독 “가족을 너무 사랑해서 벌어진 이야기”

인기 웹툰의 원작이자 배우 소지섭의 복귀작 넷플릭스 드라마 ‘광장’이 공개 2주 차에도 높은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넷플릭스 상위 10위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고, 76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상영시간으로 나눈 값)도 기록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광장' 포스터./넷플릭스 제공

지난 6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드라마 광장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에서 주인공 남기준은 뒷세계 정점에 오른 뒤 아킬레스건을 끊고 은퇴한다. 이후 상대 조직의 2인자였던 동생 남기석이 죽자 이유를 파헤치며 복수를 향해 나아간다. 드라마에서도 소지섭이 연기한 기준은 기석(이준혁)의 복수를 위해 싸우지만 세부적인 설정과 이야기 전개는 원작과 다르다.

소지섭의 거침없는 액션이 많은 눈을 사로잡고 있으나 웹툰을 먼저 봤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원작의 핵심을 놓친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원작에서 부여한 ‘광장’의 의미가 사라졌고, 이를 대체할 드라마만의 상징도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제목을 ‘광장’이 아닌 ‘현장’으로 지었더라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넷플릭스 드라마 '광장' 스틸컷./넷플릭스 제공

원작 속 ‘광장’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조직 간 이권을 두고 결투를 벌이던 단순한 장소가 아니다. 광장은 기준을 매개로 폭력, 정치, 자본이 맞물리며 그림자 권력이 떠오른 공간이다. 기준의 몸짓이 정·재계 인사를 광장으로 끌어들였고, 이를 통해 음지의 조폭이 양지의 기업을 일궜다. 비공식 권력의 무대로 작용한 것이다. 혼돈 속 추악한 욕망과 날것의 유희가 기준에 의해 질서로 다듬어졌다.

드라마에서는 광장의 의미가 모호하다. 드라마를 제작한 최성은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작 팬들의 아쉽다는 반응을 잘 알고 있다”며 “원작에선 ‘광장’이 장소를 의미했다면 시리즈에선 어두운 음지 세계를 총칭하는 단어로 확장했다”고 밝혔다.

인물을 재해석하면서 최성철(조한철)처럼 입체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의 존재감도 희미해졌다. 원작에서 그는 ‘순서’와 그들 사이 ‘약속’이 폭력과 살인을 자행하는 조직의 규율을 지탱하는 장치라 여겼다. 순서를 거스르는 부하는 찍어 눌렀고 약속을 어긴 자신의 보스에겐 도끼를 들이밀었다. 명분에 기반한 카리스마 덕분에 그는 위에서는 신뢰를, 아래에서는 경외를 받는 ‘진짜’로 평가받았다.

드라마에서 성철은 조직을 우선시하는 평면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조직의 번영과 생존에만 몰두하는 실세로 그려졌다. 자신만의 신의(信義)나 명분도 찾아보기 어렵다. 수많은 조직원처럼 보스를 지키는 데만 몰두하는 존재로 비쳤다.

넷플릭스 드라마 '광장' 스틸컷. 남기석(이준혁)이 구준모(공명)과 갈등을 빚는 모습./넷플릭스 제공

드라마는 상징이 희석된 자리에 형제애(愛)를 담았다. 기석은 누군가의 음모에 휘말려 사랑하는 형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고, 기준은 하나뿐인 동생을 위해 싸우고 또 싸운다. 최 감독도 드라마를 한 마디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가족을 너무 사랑해서 벌어진 이야기”라고 답했다.

각기 다른 기대와 해석이 교차하는 ‘광장’ 위에서 이야기는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억할지는 온전히 보는 이의 시선에 달려 있다. 원작이 남긴 깊고 진한 여운은 없지만, 드라마만의 감성이 세계인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도 하나의 묘미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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