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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포르도 공습 직후 "전쟁종식에 동의" 압박, "정권교체 없다" 회유
이-이란 충돌 새 국면…이란, '美개입시 보복' 다짐했었지만 외교해법 모색 관측도


이란 공습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이 열흘 가까이 벌인 무력 충돌이 미국의 전격적인 개입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미국은 21일(현지시간) B-2 스텔스 폭격기 등 전략 자산을 전개, 포르도와 나탄즈 그리고 이스파한 등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동시 타격했다.

특히 이란 핵개발의 '심장부'로 여겨지는 포르도의 지하 핵시설은 이스라엘이 그동안 자력으로는 공격이 불가능하다면서 미국의 지원 공격을 끈질기게 요청했던 곳인데, 미국이 이에 응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한 직후 트루스 소셜에서 "이란은 이제 이 전쟁을 끝내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로선"이라는 단서를 달아 "추가 공습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이란에 "정권 교체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CNN 등 외신이 전했다.

이란을 향해 "(핵개발을) 즉시 중단하지 않으면 다시 공격받을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로 압박하는 동시에,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통치는 인정하겠다는 회유책을 동시에 사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 공은 이란으로 넘어갔다. 이스라엘과의 교전에서도 열세를 보이는 가운데 세계 최강인 미국의 군사력까지 상대하게 된 이란 지도부의 선택이 남은 것이다.

이란은 아직 미국의 공습과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메네이는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이란 국민은 항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미국은 미국의 군사적 개입이 의심할 여지 없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란이 당장 미국의 '백기투항'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스라엘의 기습에 허를 찔리고 자국의 수많은 군인과 국민이 사상하는 등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하메네이가 미국의 무력 사용에 즉시 무릎을 꿇을 경우 자국 내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공습한 이란 포르도 핵시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메네이는 자신이 암살될 경우에 대비해 후계자 후보 3명을 지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익명의 이란 관리 3명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대를 이은 '항전' 의지를 다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란의 국영 TV 진행자는 미국의 공습 직후 역내 모든 미국 시민이나 군인은 이제 이란의 합법적인 표적이 됐다고 언급했다.

메흐디 모함마디 이란 국회의장 보좌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며칠 전부터 포르도에 대한 공격을 예상했다"며 "해당 핵시설은 사전에 대피 조치가 완료됐고, 오늘의 공격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이란은 미국의 개입 가능성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했으며, 이란이 전열을 정비해 미국을 향한 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맥락일 수 있다. 이란은 이미 중동 각국에 주둔하는 미군 기지를 사정권에 두고 미사일을 배치한 상태다.

이란이 미국에 보복 공격을 감행할 경우 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전면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자국의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란이 물밑에서 직접 또는 유럽 등의 중재를 통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가능하다.

zheng@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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